나가수는 과연 가요계를 죽이는 것인가?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나 일본 연안을 쓸고 갔던 3월, 3월 말 우리나라 방송계, 가요계에서는 단연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논란이 몰아쳤었습니다. 서바이벌 형식을 표방하던 나가수가 김건모씨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자 온라인에서는 엄청난 논란이 일었고 결국 담당 PD가 경질되고 4월 한달동안 결방되는 조치가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음반업계에서는 나가수에서 공개한 음원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쓸어버리자, 나가수 때문에 가요계가 죽어간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몇 달을 준비한 앨범이 나가수 열풍으로 발매를 못 하고, 발매를 하더라도 주목 받지 못 하기 때문에 피해를 입는 다는 뜻입니다. 또 나가수 음원을 배포하면서 해당 노래를 부른 가수와 수익을 분배해 가고 있습니다. 음반업계에서는 '방송사는 수익을 가요계 발전으로 돌리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 음원 1위, 아이돌은 괜찮고 김범수가 하면 가요계 죽이기냐?

나가수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김범수씨가 부른 이소라 원곡의 <제발>은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완벽했죠. 사실 김범수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범수신", "범수갑", "본좌" 등으로 불리며 유명했었습니다.

노래의 만렙으로 불리는, 나가수에서 제발을 불러 소름끼치는 무대를 선보였던 그 김범수 씨가 정작 본인의 음반으로 음원 1위를 한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번 나가수의 제발로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1위를 했다고 합니다. 참... 상황이 이러니 할말 다했죠?


그런 김범수씨가 나가수에서 부른 제발이라는 곡으로 일주일간 1위를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상위권에 머물로 있구요. 또 다른 출연진들이 부른 음원도 음원 차트 상위권을 쓸어 버리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항상 아이돌들의 노래가 있었던 자리에 "가수"의 노래가 자리매김 한 것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가수다 중



하지만 일부 음반 제작사들이 자신들이 준비한 앨범이 묻힐 것 같고, 혹은 묻혀서 괜한 딴지를 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언론사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방송사가 수익을 절반이나 가져가기 때문에 가요계의 발전이 더뎌 질 것이다, 또 방송사에서 특정 가수만 밀어준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가수들이 피해를 본다.. 등등 비판을 하고 있었습니다.

참... 어이가 없는 말들이지요. 그런 가운데 오랜만에 소위 "개념기사"라고 할 수 있는 멋진 기사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정말 멋진 글이어서 이 챕터의 제목으로 그대로 옮겼습니다. 시간이 나시면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 가요계라 쓰고 아이돌이라 읽는다

아이돌 위주의 가요계를 비판하는 의견은 꾸준히 있었습니다. 음원 차트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노래들은 거의 신곡을 낸 아이돌의 곡이었습니다. 또 음악 전문 방송이나 음악 프로그램을 보자면 출연진의 절반 이상이 아이돌로 보이는 현상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가창력에 대한 논란, 그들이 진짜 가수인가? 에 대한 문제입니다. 아이돌이 그룹화가 되면서 한 사람당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심지어 4초만 노래를 부르는 "4초 가수" 도 있었습니다.


아이돌 그룹을 살펴보면 각각 맡은 파트가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멤버는 가창력이 뛰어나 보컬을 담당하고, 어떤 멤버는 랩을 담당하고, 어떤 멤버는 외모가 뛰어나 비주얼을 담당하는 멤버도 있습니다.

소위 기획사라고 하는 회사에서는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가 아니라 돈이 되는 스타를 발굴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노래 잘 하는 가수가 아니라 끼가 많아서 노래도 하고 예능도 출연할 수 있는, 거기다가 연기도 잘하면 좋은 연예인을 뽑는 것이지요.

끼가 많은 사람을 뽑는건 좋습니다. 하지만 요즘 노래들 들어보면 사람이 부른 노랜지, 기계가 부른 노랜지 모를 노래들이 너무 많이 있습니다. 물론 흥을 돋구는 댄스 음악의 특성이긴 하지만 오래 듣고 있으면 뭔가 거부감이 들기도 하는데요. 마치 맛을 위해서 조미료를 듬뿍 넣은 음식을 오랫동안 먹으면 몸이 상하듯이, 기계음이 지나치게 들어간 노래를 오래 들으면 음악 듣는 귀가 망가지는것과 같습니다.

만렙 범수님의 멋진 무대




▶ 나는 진짜 가수를 기다렸다

'방송사에서 뿌리는 음원이 차트 상위권을 쓸고 있어서 음원 판매를 할 수 없다, 그래서 가요계가 힘들어 질 것이다' 라는 주장을 했는데요. 진짜 가수가 부른 진짜 노래, 진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를 해야하나요?

게이트 키핑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매스컴 용어로 뉴스 미디어 조직내에서 기자 혹은 뉴스 편집자 같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뉴스가 취사 선택되는 과정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예를 들면, 흔히 조중동이라 일컫는 신문은 보수 성향을 띄고, 한겨례신문과 경향신문은 진보 성향을 띄게 되는 것이 기자와 편집자의 손을 거치기 때문이지요.

가요계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시장을 움켜쥐고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기획사들이 음악적 재능이나 가창력을 소유한 진짜 가수가 아니라 소위 "돈이 되는" 애들을 뽑아서 훈련시키고 돈이 될 수 있도록 여기저기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에 노출되는 가수라 할 수 있는 연예인들의 다수가 아이돌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아쉽게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김건모씨



티비를 틀면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춤을 추며 비슷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아직 20대인 저도 티비를 보고 있노라면 '쟤는 누구지..', '신곡은 아닌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프로그램이 "나는 가수다" 였습니다. 아이돌 문화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가수의 무대를 보고 소름 돋았던 적이 있습니까?"




▶ 마치며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요즘 기획사는 돈되는 연예인을 발굴하려고하지 실력있는 가수를 발굴 할 생각은 크게 없어 보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스타는 있지만 가수가 없는" 가요계가 되어 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가수 때문에 음원 1위를 못 하겠다고요? 판단은 소비자가 합니다. 실력으로 승부하세요.

ps.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7인의 가수들이 우리나라 가요계에 이렇게 묻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가수다, 너는 가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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