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대한민국을 강타한 눈 폭탄의 잔재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햇빛이 드는 쪽은 제설작업과 따뜻한 기온으로 다 녹았지만 햇빛이 안드는 쪽이나 산에는 아직 눈이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교가 산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직 눈이 많이 안녹았을 겁니다. 엊그제 학교에 볼일이 있어서 갔는데, 주말이라 어린애들 데리고 여러분들이 썰매타러 나들이 나오셨더라고요. 대학교 캠퍼스가 학생뿐만아니라 주변 주민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는 걸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1월 4일 당일에는 보드와 스키를 타는 사람도 보였습니다. ㅋㅋ 아무튼 즐기기 나름인 것 같네요. 저 눈도 이제 슬슬 녹을 텐데, 눈이 다 녹기 전에 빨리 눈을 즐겨야 겠어요. ( 그렇다고 폭설이 다시 내리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 )



 100년 만에 쏟아진 눈폭탄이 정말 대단하긴 한 모양입니다.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에 "눈 치우기 알바"가 등장했습니다. 아마 지난 눈 폭탄이후 한파가 몰아 닥쳐서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얼어붙어서 이런 알바가 나온 것 같습니다.




 시급도 50000원으로 2시간 일하고 십만원 가량 받는다고 적혀있네요. 눈이 쌓여서 테니스코트 운영이 어려워지니까 이런 알바를 공고하게 되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추운날 테니스를 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시급 5만원짜리 알바를 내서 급하게 치우려는 거겠죠?? 

 알바모집 공고 보기
 



 평소 삽질 좀 하신다는 분들이나 돈이 궁하신 분은 2시간 바짝 일해서 1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니 참여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해당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가 97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네요. ㅋㅋ 국내 최초의 눈치우기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보세요~~







 오늘 정말 눈 구경 많이 했죠. 아침에 연구실로 출근하기 위해 준비하고 밖에 나갔는데 깜짝 놀랬습니다. 그냥 눈 좀 온다는 별로 심각하지 않은 기상청의 예보를 듣고 밖으로 나갔는데, 왠걸... 온 세상이 하얗고, 출근하는 자동차들은 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7시 20분 가량 되었는데 눈발때문인지 아직 어둑어둑하고 정말 앞이 안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우산을 쓰거나 건물안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었죠. 정말 제가 강원도에서 이런 눈 보고 나서 경기권에서는 처음 봅니다.


 눈이 이렇게 쏟아짐에도 땅에는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아있었습니다. 한국사람이 선천적으로 부지런하기 때문일까요..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임에도 많은 사람들이 출근 준비 다 뭐다 하면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눈발을 피하면서 몇 분동안 버스를 기다렸는데 제가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출발지랑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언덕이 있었는데 버스가 언덕을 내려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모양입니다. 이 날씨에 용인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건 말이 안되는 것 같아서 대충 좌석 버스를 타고 오리역 지하철역으로 갔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지만 눈이 오고, 출근길 사람들이 몰리면서 30분 가량 걸렸습니다.



 지하철을 타니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분이 많으셨나 봅니다. 보통 때면 사람이 그리 많이 없을 시간인데, 분당선 지하철이 꽉차있었습니다. 설마하고 타고 쭉 갔는데,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내리는 사람은 없는데 역을 지나갈 수록 10명 남짓 한 사람들이 억지로 계속 탔습니다.
 모란 즈음 갔을 때에는 더 이상 탈 수 없는 상황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을 타고자 하는 사람은 줄지 않아서 억지로 밀고 들어와서 타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정말 사고 날까 무섭기도 했었는데, 어디서 "안돼 타야대.." 라는 아줌마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 솔직히 아줌마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전형적인 아줌마의 그런 목소리였습니다. ) 그러면서 한 3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내리는 사람이 있음에도 한꺼번에 밀고 들어왔습니다. 그러는 바람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 청년은 손에 부상을 입기도 했구요..
 그렇게 지옥같이 계속 압축되어 수서역에 이르러 튀어나가듯 지하철을 내려 3호선을 탔습니다. 3호선은 출발하는 수서역에서 타서 그리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교대역이었죠.


 오늘 2호선은 정말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의 카오스였습니다. 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2호선으로 몰려서 맨뒷줄에서 지하철을 탈때까지 적어도 30분은 걸린것 같습니다. 저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2호선을 타기위해 올라가는 사람이고 2호선에서 내리는 승객과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앞쪽에서는 비명소리와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구요. 그러다가 어떤 아줌마가 짜증을 내며 "3호선 올라오는거 막아요~~, 이거 어떻게 나가라고.. 3호선 못 올라오게 막으라고요.. "라고 하는 겁니다.. 순간 3호선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은 웅성대며 헛웃음을 지었죠.
 ( 더 웃긴건.. 저 통로는 교대 -> 강남 방향인데, 저는 반대방향으로 가야 했다는 거죠.. 좋은 경험 했네요 ㅋㅋ ) 정말 피곤하고 2시간동안 지하철에서 시달리고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학교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폭설이 내려서 언덕을 올라갈 수가 없다네요.. 이런... 그래서 20분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무슨 히말라야 등반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설차는 열심히 눈을 치우고 있었지만 눈이 계속내려서 빠르게 다시 덮고 있었습니다. 정말 징하게 오더만요 ㅋㅋ 20분을 걸어서 등산을 한뒤 연구실에 들어서니 눈사람이 다 되어있었습니다. 진짜 이런 눈은 오랜만에 보는 거라 반갑(?)기도 했습니다. ㅋㅋ

 

 집에 갈때 눈이 그치긴 했지만 정말 장관이더군요. 어제 야근을 했는지 주차장에 있던 차는 아마 내일까지 집에가긴 힘들것 같았습니다. 또 눈위에 누군가 누웠던 자국도 보이구요. 나중에 내려오면서 봤는데, 학교 언덕에서 썰매를 타는 학생(?)들과 심지어 보드를 타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출퇴근자들에겐 지옥을 선물했지만 눈이란건 어쩔 수 없이 낭만을 선물하나 봅니다.




 발목을 훨씬 넘어선 눈입니다. 엄청 쌓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눈이 내려서 출근길이 지옥길이 되었지만 내일은 또 오늘 내렸던 눈이 압착되서 얼텐데 걱정입니다. 아무쪼록 내일도 모두들 무사히 출 퇴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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