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책을 소중히 다루시나요?


흔히 성공하려면 책과 친해야 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단순히 다독이 성공의 길이라는 말 보다는 책을 대하는 태도, 책에 쓰여 있는 지식들을 받아 들이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 일 것 입니다. 마치 시장에서 콩나물 사면서 100원이라도 더 깎으려는 어머님들의 모습에서 돈에 대한 자세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지요. ( 100원 깎는다고 무슨 부귀 영화를 누르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은 100원이라는 액수가 아닌 돈에 대한 자세와 태도 일 것입니다. )



학창 시절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게 됩니다. 선생님마다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에 내 마음과 잘 맞는 선생님이 있을 수도 있고, 내 마음과 잘 맞지 않는 선생님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 나와 마음이 잘 맞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과목일 수록 공부하기도 재미있고, 성적도 잘 오르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 선생님에 대한 마음가짐이 그 과목에 대한 마음가짐으로 이어져서 좋은 성적이 나오는 것이겠지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보는 태도가 하찮은 것을 대하는 태도, 책에 대한 조금의 존경심이나 애정이 없다면, 그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책이 하찮다고 생각되는데 그 책에 들어있는 지식과 지혜들이 귀중하게 여겨질리가 없지요.

Belinha has more than good looks
Belinha has more than good looks by betta design 저작자 표시비영리


▶ 책 읽는 스타일

제가 오늘 이런 뜬금없는 글을 올리는 것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서 책에 대한 예의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흔적이 보이곤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손이 오가는 도서관 책들을 보면, "책을 읽는 사람들의 태도가 참 다양하구나..." 하고 느끼게 됩니다.


1) 밑줄 그어가며 읽기

여러분은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으시나요? 꼼꼼히 메모를 해가면서, 밑줄을 쳐가면서 읽는 분도 계십니다. 중요한 구절이나 감동적인 구절에 밑줄을 쳐두시거나, 메모로 자신의 감정, 생각 등을 적어 넣으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책은 발행할 때 절반만 완성이 됩니다. 그리고 그 것을 읽는 사람에 의해서 나머지 절반이 완성이 되는 것이지요. 메모를 하고 밑줄을 치면서 읽으시는 분들은 반절만 완성되어 있는 책을 스스로 완성해 나가시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책을 완성해나가는 것이죠. 그 책은 아마도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책일 겁니다. ^^

제 생각엔 이런 식의 읽기는 정보를 주는 책, 예를 들면 교과서나 자기계발서 같은 종류의 책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정보를 보다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인덱싱을 해 주는 효과가 있거든요. ( 뭐 제 생각이니 옳다 그르다라는 건 없습니다. ㅎ )


2) 보존해 가며 읽기

제 경우엔 책에 낙서가 되어 있는 꼴을 못 봅니다. 병적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책은 구입한 상태 그대로 유지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심지어 토익 문제집 같은 일회성이 짙은 책들도 구입당시 그대로 보존됩니다. ( 덕분에 두 세번 풀어 볼 수 있지요. 답을 표기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조금만 보고 다시 되팔기 위해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 ㅎ 저는 아직까지 중고서적을 판매해본적이 없으니까요. )

제가 서두에 책에 대한 태도 이야기를 한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제가 감히 책에 낙서를 하지 못 하는 이유도 그 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 책을 소중하게 다루고 싶어서 입니다. ( 그런데 학교 교재에는 거침없이 낙서를 합니다. ㅋㅋ 그래서 제가 공부를 못 하나 봅니다 ㅜㅜ )

오해하지 마세요. 책에 메모를 하는 일이 책을 홀대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낙서"를 하는 일이 그렇다는 것이죠. ^^


Västerås Stadsbiblioteket
Västerås Stadsbiblioteket by 아침놀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 도서관 책을 보며..

저는 책을 잘 구입하지 않습니다.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1년에 구입하는 도서의 수가 5권도 안되는 정말 출판업계에서 보기에는 짠돌이 구매자입니다. 조금 포장을 해서 말하면 저는 제 마음에 꼭 드는 책, 평생을 두고 계속 볼 책이 아니면 구입을 안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읽는 책들은 거의 전부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입니다. 제 리뷰를 보시면 도서관 책들에게서 볼 수 있는 바코드나 소유 도서관 이름이 있는 스티커를 볼 수 있습니다. ( 개인 정보상 어디 도서관에서 대출 했는지는 항상 가려서 올리고 있습니다. ^^ )

이번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를 읽으면서 찾아 볼 수 있었던 비매너(?) 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열심히 밑줄 쳐놓았지만 귀찮아서 안 지우고 반납



책의 앞쪽이나 뒷쪽은 잘 접혀서 쫘악 펴서 보게 되는데, 너무 펴서 책이 쪼개질 지경



볼펜은 제발 .. ㅜ



읽은 곳을 접어서 표시 "책갈피"는 어디다 두고..



뭘 흐렸는지.. 이런거 보면 책이 지저분해 보이는데..




책을 너무 사랑해서 밑줄을 쳐 놓는 경우도 있고, 나중에 찾아보려 접어 놓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같이 읽는 도서관 책에 그렇게 해 놓는 건 매너가 아니겠지요 ^^

그래서 저는 이런 책들을 보면 셀로판 테이프와 지우개로 어느정도 치료를 해 줍니다. ㅜㅜ

쪼개지려고 하는 책을 대충 복구 했습니다.



스카치 매직 테이프라고 불투명한 흰색 테이프로 치료를 해 줬습니다.



밑줄이 쳐져 있던 부분을 모두 찾아서 지워놓았습니다.



볼펜으로 체크가 되어 있던 부분은 차마 화이트로 지울 수가 없더군요. 오히려 더 지저분해지니까요 ㅜ


아무튼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서 책 읽는 스타일, 그리고 책 읽는 자세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ㅎ


여러분의 책 읽는 스타일은 어떠신가요?


ps. 집안에 일이 생겨서 일요일부터 포스팅을 못 했네요. 참... 가족이 소중한 건지 이번에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습니다. ^^ 여러분들도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겨보시고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그리고 항상 행복하세요 ^^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박완서 (현대문학)



박완서라는 작가님을 아시나요? 저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그 여자네 집』 소설로 알고 있습니다. 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로도 유명하신 분인데요. 그 분의 산문집인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이번에 읽게 되어 리뷰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역시 다른 작가분들과는 다르게 읽으면서 거부감이 들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문체였습니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양장)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박완서
출판 : 현대문학 2010.09.29
상세보기

사실 이 책을 집어 든 계기는 작가 이름을 보아서가 아닌 단순히 제목이 맘에 들어서 였습니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가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선택이란 여러가지 중에 하나를 고르는 일이기도 하지만 하나를 제외한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미련이 많이 남는 사람들은 선택때문에 버려진 다른 것들에 대해 미련을 많이 갖습니다.

저 또한 그런 미련이 많은 사람이라서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렸는지도 모릅니다.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다운 이유는 가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지요. 아름다운줄 어떻게 알겠습니까. ㅎ

아무튼 이런 멋들어진 제목과 울긋불긋 알록달록한 겉 표지는 제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고도 넘쳤습니다. 제가 책을 고르는 방법이 남에게 추천 받아서 읽는 경우도 있지만 8할 정도는 그냥 도서관 책장들을 눈으로 훑으면서 딱, 이거다!! 하는 책을 골라서 닥치는대로 읽어나가는 스타일입니다.

이번에는 이 책이 당첨이 되었군요. 나중에 알고보니 베스트 셀러였던 이 책... 뭔가에 끌려서 고르게 되었나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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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옛날 이야기 같은 책

 
어린시절을 할머니와 함께 보낸 적이 있으신 분은 경험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을 들을 때만큼 평온하게 잠이 드는 경우도 없습니다. 할머니의 따뜻한 음성에 재미있는 이야기 어렵지 않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그 느낌.. 말로 표현하려니 힘이 들지만 아무튼 저에게는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박완서 작가님의 문체가 그러한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마치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다.' 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작가님의 옛 이야기를 부담스럽지 않게 풀어쓰고 있으니 그런 느낌이 드는게 당연하겠지요. 그런 만큼 읽으면서도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박완서 작가님의 문체가 그러한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체로 문장이 긴 편입니다. 만연체라고 하나요? 한 문장을 써도 저 같은 블로거가 쓰는 간결하고 단순한 문장이 아닌 마치 눈앞에 밥아저씨가 그림을 그려주듯이 멋진 이야기가 펼쳐지는 듯하게 꼼꼼하게 장면을 그려주는 문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간결한 문장에 익숙한 분들은 읽으면서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는 스타일이지만 다른 글보다는 훨씬 빠져드는 글이었습니다.

Kayısı-Apricot
Kayısı-Apricot by Marchnw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기억에 남는 부분

  사실 이 책이 산문집이어서 그런지 각 장의 내용들이 한줄로 선듯 이어지는 소설책 같지는 않습니다. 각각 다소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하나의 작은 이야기들이어서 책 전체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부분은 다른 책에 비해서 많지는 않았습니다만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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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극한상황에서도 우리를 덜 절망스럽게 하고 희망과 꿈을 갖게 하는 거야말로 바로 문화의 힘일 터이다. 그건 또한 문화민족이라면 문화재가 있어야 하는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재가 그걸 공유한 민족에게 이러한 영감을 주기까지는 많은 세월이 걸리게 돼 있다. 뛰어난 장인과 훌륭한 재료를 구할 수 있는 재력만 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오랜 세월 자연의 풍상을 견디고, 사람들의 사랑과 공경을 받음으로써 비로소 원형 위에 그런 신비한 더께가 앉는 게 아닐까.

- 75 페이지 -

바로 불타버린 숭례문, 남대문에 대해서 다룬 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문화재가 왜 소중한지, 문화재가 그 나라 민족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답변으로 나올 수 있는 멋진 말이었습니다.

아직도 남대문이 불 타던 2008년 2월,, 티비에서 방송되던 믿을 수 없던 장면들이 아직도 머리에 선합니다. 별일 아니겠지... 금방 불이 꺼지겠지.. 라고 생각하며 한 시간 한 시간 보면서 커져만 가는 불길, 그리고 점점 새까만 연기속으로 사라져가는 남대문을 보면서 허탈감을 느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날을 기억하시겠지요.

평소엔 당연히 그 자리에 근엄하게 서 있어야 할 남대문이 한 순간에 사라지니 그제 서야 우리 문화재가 소중한지 알게 되었던 몇 년 전일이 생각이 났었습니다. 이는 비단 문화재라는 실재하는 물체뿐만 아니라 역사라는 것에도 적용이 되지 않을까요? 최근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무관심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부터라도 우리 나라 문화재,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백범일지
국내도서>아동
저자 : 박천홍 / 이상규역
출판 : 서울문화사 2005.10.25
상세보기

또 '백범일지'의 일부분을 언급한 부분도 있었는데, 이 역시 크게 와 닿았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나라를 이끌어나가고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는 정치, 정치하시는 분들이 꼭 머리속에 담아 두었으면 하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사는 것보다는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다들 경제 성장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인양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되돌아 본다면 우리는 이미 많은 부를 이룩하였습니다. 충분히 먹고 살만하고 경제적 성장이 행복을 불러일으킨다면 과거보다 10배 100배는 행복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은게 현실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더라도 새로 발생한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세상은 양극화로 치닫게 됩니다. 대부분 행복은 상대적인 경향이 강합니다. 나라의 경제는 발전하지만 거기서 발생한 부의 대부분을 기존에 넘치도록 부를 소유하고 있던 계층으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서민들의 생활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지요.

이제는 물질적인 성장보다는 정신적인 행복을 추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순 통계적인 성장보다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부분이었습니다.

Reading Is Fundamental
Reading Is Fundamental by Troy Holden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부담없이 읽을수 있는책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책은 마치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처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내용이 하나의 줄기로 이어저 있기 보다는 여러개의 소주제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잠깐 잠깐 틈틈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분, 잠자기 전에 잠깐 잠깐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는 책입니다. ^^

새해에도 책과 함께 해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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