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중학생 :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



홈리스 중학생.. 일단 홈리스는 Homeless '집이 없는, 노숙자의' 라는 뜻입니다. 홈리스 중학생이라는 뜻은 "노숙하는 중학생"이라는 뜻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인 중학생이라는 정도의 느낌으로 와 닿습니다. 홈리스 중학생이라... 영화 <캐스트 어웨이>를 재미있게 본 저는 홈리스 중학생이라고 해서 노숙하는 중학생의 처절한 생존기 정도의 소설로 인식하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홈리스 중학생 - 구성



일본의 코미디언인 타무라 히로시의 자서전의 성격이 강한 에세이입니다. 어린 시절 그가 겪었던 어려움과 공원에서의 노숙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엮어 가는 형식입니다. 우연히 독서 카페에서 어떤 분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는데, 한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잘 볼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보는 바와 같이 무척 유감스럽게도, 집 안으로 들어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정하다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아주세요. ...... 해산! "

무책임한 아버지의 한 마디와 함께 한 아이의 노숙 생활이 시작되는 장면이 바로 이 책의 시작 부분입니다. 주인공인 타무라는 이렇게 집 근처 마키훈 공원에서 노숙을 하게 되었고,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전체적으로 4 장에 걸쳐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1 장은 주인공인 타무라의 처절한 공원에서의 노숙생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캐스트 어웨이> 라는 영화의 놀이터 판 정도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 책이 홈피스 중학생이라는 제목을 얻게 된 것도 첫 번째 장의 내용 덕분이지요. 제목과 비슷한 내용이 전개되어 자칫 책 전체의 흥미를 잃게 할 수도 있는 첫 부분을 재미있게 넘기고 있습니다.

2장은 주변사람들에 의해서 마키훈 공원으로부터 구출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와는 잘 맞지 않지만 친한 친구의 집에서 얹혀 살고, 이웃들의 도움으로 작은 집 하나를 얻게 되어 흩어져서 살 수 밖에 없었던 형과 누나와 다시 한 집에서 살게 되는 내용입니다.

3장은 과거로 돌아가서 주인공의 머릿속에 평생 남아 주인공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주인공의 엄마에 대한 내용입니다. 엄마와 함께 살았던 행복했던 과거의 시간들과 엄마의 죽음 그리고 삶의 의미를 잃은 한 아이의 좌절, 그리고 다시 일어나는 계기 등... 주인공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4장은 3남매가 같이 살게 된 이후부터 개그맨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아르바이트도 시작을 했었고, 생활이 더 어려워져서 밥을 단 맛이 날 때까지 씹는 이야기도 있었고, 10킬로미터 여자의 정체라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고,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서 학원에 다닌일 등등.. 홈리스 중학생의 마무리 격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Life in the street - Bangkok
Life in the street - Bangkok by Sailing "Footprints: Real to Reel" (Ronn ashor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일단 초반에 노숙하는 이야기를 배치해서 독자가 책의 내용에 더 빠져 들 수 있게 하여 쉽사리 책을 놓지 못 하게 하는 구성이었습니다. 특히 노숙하면서 굶는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에는 저도 배가 고파져서 뭘 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려웠던 노숙생활 이야기 뒤에 이웃의 도움으로 형편이 조금 나아진 이야기가 오고, 그 다음에 엄마를 잃은 슬픔에 대한 이야기를 배치해서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게 진행 되었던 것 같네요.


어색하지 않은 일본 소설

 이 책을 읽다 보면 문체라고 할까요? 문장의 구성이 우리나라 사람이 쓴 것 같이 않은 느낌이 나는 곳이 더러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보는 바와 같이 무척 유감스럽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매정하다는 건 알지만, 앞으로는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아주세요.... 해산!!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면 자막으로 저런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일상 생활에선 잘 사용하지 않는 형태의 말들입니다. 일본 냄새가 난다고 해야하나요?

Reading Is Fundamental
Reading Is Fundamental by Troy Holde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하지만 읽기에 거북하지 않을 정도로 번역이 잘 되어 있어서 읽는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른 책 같은 경우엔 읽다가 문장 구성이 어색해서 내용 전달이 안 된 경우도 많았는데, ( 그래서 제가 일본 소설이나 수필 등을 잘 읽지 않았습니다. ) 이 책 같은 경우엔 마치 한국 소설을 읽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읽기에 수월 했습니다.

또 이야기의 구성도 시간적 순서로 이루어지지 않고, 홈리스 중학생이라는 제목과 연관된 공원에서의 노숙 생활을 맨 처음에 구성하여 독자가 책에 좀 더 집중 할 수 있도록 하였던 것이 책을 읽는데 지루하지 않게 도와주는 요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명대사

이 책을 읽다보면 여기저기에서 명대사가 나오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명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그 명대사가 나오는 부분을 써드리자면,

그때 아빠한테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과자, 사줘!" 하는 아이에게 아빠는 비교적 순순히 "알았어"하면서 사주었다.

그 아빠에게,
"애새끼 그렇게 키우지마!!"

그리고 아이에게,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하고 혼내주고 싶었지만, 그럴 체력도 없었다.

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홈리스인 중학생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보여주는 부분이어서 이 책 중에 기억 나는 부분이 어디냐고 물으면 이 부분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

이 책에서 주인공이 잃은 것은 집, 그리고 엄마 입니다. 둘 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 생활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인데, 그것들을 잃고 힘들게 살아 남는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사소한 것들 혹은 평소에 중요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what a year it's been!
what a year it's been! by rAmmoRRison 저작자 표시비영리

요즘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불평하는 일이 많아 진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감사보다는 우리가 가지지 못 한것들을 생각하면서 가지지 못 했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 했던 엄마나 집 등도 이 책의 주인공에겐 소중하게 다가 온 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고, 지루하고 희망이 없을 것 같은 일상도 다시금 소중하게 생각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평소 염세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고, 일상에 지루함을 잘 느끼시는 분들 혹은 하는 일이 잘 안 된다고 느끼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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