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무조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건이 없다... 어떤 일을 할 때, 무조건적으로 한다는 말은 어떤 일을 상대방에게 해 줄 때,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해준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굉장히 많이 주고 받는 말이지만 사실 '무조건'은 이루기 참 어려운 것입니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라는 제목에서 이런 '무조건'이라는 단어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조건'적인 관계, 노래가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인관계에서의 '무조건'은 가짜가 많이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을 노래하던 연인이 시간이 흐르면 헤어지고, 싸우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 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바랬기 때문에, 즉 '무조건'이 깨졌기 때문에 그런 결과를 내게 된 것이죠.

진짜 '무조건'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이어지는 관계에 있을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은 그야말로 무조건이라 할 수 있겠지요.






이 책 역시 작가가 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공지영씨가 '위녕'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식을 담고 있습니다.

편지글에 작가가 읽었던 책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딸에게 교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 찾아보니 위녕은 공지영씨의 전작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책의 주인공이라고 하더군요. 나중에 읽어봐야겠습니다. )

책을 인용하고 그 책의 의미, 내용을 공지영씨 자신의 삶에 투영하여 딸에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부분을 꼽아보자면,


엄마 친구가 그러더라. 인생의 길을 올바로 가고 있는지 알아보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이 세 가지를 질문하면 된다는 거야. 네가 원하는 길인가? 남들도 그게 너의 길이라고 하나? 마지막으로 운명도 그것이 당신의 길이라고 하는가?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中 80 페이지 -

인생에는 이정표가 없습니다. 태어날때부터 '이 아이는 의사가 될 아이', '이 아이는 농부가 될 아이', '이 아이는 운동선수가 될 아이'라고 쓰여 있지 않습니다. ( 정해져 있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요.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라고 합니다. ) 그렇기 때문에 삶을 살아가면서 수 없이 많은 헤메임을 경험하고, 방황하고, 질풍노도와 같은 사춘기를 보내는 것이죠.


내가 가야 할 길을 모르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묻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묻고, 운명에게도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숨을 내쉬고 영원히 눈을 감을 때까지 우리 인간은 삶을 방황하며 사는게 아닐까요?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운명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들이 많이 와 닿았는데요.


참 이상하지. 살면서 우리는 가끔 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때가 있고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때가 있어. 이 둘을 구별할 수 있다면 프란치스코의 말대로 '지혜'를 얻는 일이 되겠지. 그런데 이 세상은 말이야.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아야 할 때를 훨씬 더 많이 준다.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中 138 페이지 -

소위 '눈치'라고 하지요. 정말 열심히 해야 할 때, 혹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아야 할 때를 잘 구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때, 할 수 없는 것을 알아차리는 눈. 어렵지요.







운명에 대해 승리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그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을 말이야.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 배가 파도를 넘어가는 유일한 방법은 파도 자체를 부정하며 판자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넘어 휘청대면서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비유를 하면 좀 이해가 될까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中 162 페이지 -

인생을 살아가면서 몇 번의 거대한 파도와 수 없이 많은 작은 파도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 파도를 부정하고 숨어 버린다면 운명을 이길 수 없습니다. 파도가 나를 덮치려고 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어떻게든 파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작가의 딸인 '위녕'과 비슷한 나이 또래인 20대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철없이 방황하는 10대와는 다르게 진지하게 인생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나이입니다. 그런 20대 젊은이들이 읽으면 생각이 깊어질 책입니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