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버텨라, 허병민, 위즈덤하우스 - 참 잘난 당신을 위한 책


1년만 버텨라, 버틴다는게 무엇일까요?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은 버틴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기 어렵거나 짜증나고 하기 싫은 것들을 억지로 할 때, 버틴다는 표현을 씁니다. 직장에서 1년을 버틴다는 말의 의미가 뭘까요? 우리는 누구나 취업을 하고자 합니다. 특히 대기업은 경쟁률이 엄청 날 정도로 경쟁이 심하지요.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대기업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경우는 굉장히 드뭅니다. 오히려 몇 개월 못 버티고 퇴사를 해버리지요.


지난해 대기업의 조기 퇴사율이 5% 가량 된다고 합니다. 신입 사원 20명 중에 1명은 회사 생활을 버티지 못 하고 나가 버린다는 이야기지요.


1년만 버텨라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허병민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1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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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른 책과 다르게 독자를 다르게 보고 있습니다. 제가 이 리뷰 제목에 '참 잘난 당신을 위한 책' 이라는 부제를 달게 된 것도 그것때문입니다. 다른 자기계발 서적은 독자를 아직 부족하고 기술적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은 사람으로 가정을 하고 시작을 합니다. 그래서 어투나 진행 방식이 저자가 더 뛰어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1년만 버텨라>라는 책의 독자는 이미 잘난 사람입니다. 잘났기 때문에, 남들보다 뛰어 났기 때문에 대기업에 취직한 사람들, 회사에 취업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생활 안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신을 잘 났지만 당신 주변사람들도 잘났다는 것을 알아둬라, 라고 책을 읽는 내내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직장생활이라는 것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책은 취업을 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라기보다는 일단 취업은 했는데, 그 다음에 직장생활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가 여러 회사를 옮겨 다니며 겪었던 소중한 이야기 하나하나가 12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이야기 되어 지고 있는데요.

직장생활에서의 소소한 것은 책 내용에 자세히 나와있으니 읽어보시면 될것이고, 전반적으로 느낀 것은 "여러분은 취업을 했으니 잘난 사람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취업을 해서 만나는 동료 역시 취업을 했기 때문에 잘난 사람이다. 이것을 잊지 말라." 였습니다.


직장 생활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모여서 일을 할 때 항상 논해야 하는 것이 바로 팀 워크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직장에서 팀워크에는 상하위 관계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남성들이라면 군대를 다녀와야 하기 때문에 조직이 군대처럼 상하위 관계로 흘러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이 부적절한 구조라고 해도 상하위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 구조에 적응하지 못 하면 1년도 못 버티고 나오게 되는 것이죠.

저는 아직 직장생활을 경험해보지 못 한 학생인데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분께서 들려주시는 일화들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경험 할 수 있었습니다. 제일기획이라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1년을 못 버티고 퇴사해서 이곳 저곳 회사를 옮겨 다닌 저자의 회사 이야기는 정말 유익했습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란 무엇일까요? 일을 잘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까요? 저도 물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아마도 회사를 경험하지 못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해봅니다. 개인이 회사를 돌아가게 만드는 부품이라면 이왕이면 그 부품이 더 좋으면 좋지 않은가.. 라는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뒤집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좋은 부품보다는 호환성이 좋은 부품, 고장이 잘 안나는 부품이 좋다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인용이 굉장히 많은 책

저도 자기계발 서적을 굉장히 많이 읽은 사람중에 하나입니다. 공부를 하면서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 이런 저런 책들을 많이 찾아 봤는데요. 각각 책들이 조금씩 특징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 같이 자기의 이야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을 말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논 경우가 굉장히 많았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자기계발 서적을 읽으면서 나중에는 기억에 남는게 없고 도움이 안 된 것을 느끼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 책은 약간 달랐습니다. 저자가 하는 말은 실제로 저자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실화를 써 놓았고, 요소요소에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명언들과 인터뷰 내용들을 인용해 놓았습니다. 어떻게 저리 많은 내용들을 인용 할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로 인용이 많았습니다.



물론 다른 책들도 인용을 하고 명언들을 본문에서 보여주지만 이 책만큼 양적인 측면에서 많지는 않습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가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적절하게 명언이나 인터뷰를 섞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는 되도록 많은 인터뷰나 명언들을 수집을 해서 그것들을 바탕으로 책을 써나가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도 나중에 자기계발관련 책을 써보고 싶었는데,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평소에 이런 저런 사례들이나 명언들을 많이 수집하고 책을 쓰거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적시 적소에 잘 써야겠다라는 것입니다. 이제 블로그에 이런 사례와 명언들을 모아놔야겠습니다. ^^




기억에 남는 문구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책에는 인용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저자분께서 책을 쓰시면서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하신게 눈에 보일 정도인데요. 그 중에 기억에 남는 문구 몇 개를 적어 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사람은 뛰어난 사람이고, 여러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다. " -<한국의 부자들>, 위즈덤 하우스

천상천하 유아독존 식의 생각은 회사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 그 뿐만아니라 사람 사는 세상에서 역지사지의 자세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멋지게 써 놓았네요.

"저는 홈런 20개에 타율 3할 정도 기록하는 것으로 만족했었죠. 그런데 승엽이는 홈런 54개 친 다음 해에 갑자기 폼을 바꾼다고 하더군요. 그 후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는 걸 보면서 깨달았죠. '열심히 했는데 왜 2인자일까' 한탄하는 와중에도 1인자는 안주하지 않고 계속 연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만족하는 순간 바로 끝이에요. 도전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겁니다." - 양준혁

1인자는 없다. 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2인자는 2인자이기 때문에 1인자를 바라보며 열심히 하고, 1인자는 자기 자신이 2인자라고 생각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기 때문에 1인자로 남을 수 있는 것이지요. 지금에 만족하고 자기 자신을 갈고 닦는 것을 게을리 한다면 그가 1인자라 해도 절대 1인자로 남을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를 정복 할 수 있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지만, 자기 자신을 정복 할 수 있는 사람은 위대한 사람이다." - 노자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마라톤은 같이 뛰는 사람과의 싸움이 아닙니다. ( 물론 프로 선수들은 그럴 수 있겠지만.. ) 42.195km 를.. 혹은 10km를.. 자신이 정해 놓은 목표를 이룰 때까지 자기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합니다. 포기하라는 타협심과 쉬고 싶다는 유혹과 계속 싸워서 이긴 사람, 자기 자신을 이긴 사람만이 마라톤을 완주 할 수 있는 것이구요.

il mio punto di vista
il mio punto di vista by Un ragazzo chiamato Bi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아쉬운 점

아쉬운 점이라 하면 사례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풍부한 간접 체험의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남을 수 있는 핵심적인 일화라든가 알맹이를 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 단어의 선택이나 말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다소 어렵게 풀어 나가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책 속에 약간의 유머를 섞어서 1년을 버티는 방법을 좀 더 재치있게 전달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요.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른 직장생활의 실체에 쇼크를 받을 수 있는 독자들을 유머와 재치로 다독여 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446 藍鵲襲犬 (Pup! Watch Out!)
#446 藍鵲襲犬 (Pup! Watch Out!) by John&Fish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리는 흔히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 다가 아니라 대학 입학하고부터가 시작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 이것을 직장생활에도 적용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취업이 다가 아니라 거기서 어떻게 버티느냐가 더 중요하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하는 책은 많았지만 취업 그 이후를 적나라하게 말했던 책은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제가 취업을 하고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그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네요. ^^ 책장에 오랫동안 보관해 두고 볼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dj sugar
dj sugar by Apogee Photograph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여러분은 직장 생활을 해보셨나요? 해보셨다면 취업 할 때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직장 생활을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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