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달리는 소녀》-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


 <시간을 달리는 소녀>라는 이름의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있다. 그리고 도서관 책장에서 우연히 본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있다. 애니와 영화를 미리 보진 않았지만 익히 듣던 제목이어서 망설임 없이 잡아들었다.

 이 책에는 총 3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책 제목을 나타내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 이야기는 사람의 미묘한 심리상태에 대한 이야기이다. 흔히 '트라우마'라고 불리는 사람의 심리적 상태에 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 이야기는 다원 우주이론에 관한 내용인데, 초등학교 시절 천문학 관련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것과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영화 <역전에 산다> 정도의 이야기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즈코. 어느 날 가즈코는 친한 친구인 고로, 가즈오와 함께 방과후에 과학실 청소를 한다. 두 친구가 잠깐 볼일을 보러 간 사이 쓰레기를 버리고 온 가즈코는 실험실에서 수상한 관경을 보게 된다. 누군가 시험관에 어떤 액체를 제조하다가 황급히 숨은 것이다. 가즈코는 실험실에 들어가게 되고, 실험실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 순간 사라진 수상한 사람이 깨트린 시험관에 담겨있던 액체에서 나는 라벤더 향을 맡게 되고, 가즈코의 의식이 가물가물해 진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며칠 후, 학교에 늦은 가츠코와 고로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졸음운전을 하는 트럭에 치이게 된다. 정확히 말하면 치일 뻔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고, 가츠코는 바로 전날로 타임리프를 한다. 초능력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를 가장 친한 친구인 고로와 가즈오에게 말하고, 나중에 가서 과학 선생님인 후쿠시마 선생님께 상담을 하고, 그녀의 타임리프와 텔레포테이션 능력을 이용해서 실험실에서 이상한 라벤더 향을 맡았던 시간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곳에서 반전이 일어나게 되고, 이 곳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발휘 된다. 힌트를 주자면, 약간은 진부 할 수도 있지만 미래세계에서 온 누군가에 의해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그 누군가는 직접 책을 읽어 보기를...




- 트라우마

 처음엔 이 책에 나오는 소설들이 전부 관련이 있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사람 심리의 미묘함에 대한 내용이다. '트라우마'라고도 하는 이 현상은 살면서 어떤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경우 나중에 그와 비슷한 상황, 환경에 처했을 때, 불안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소설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고 트라우마로 인해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마사코다. 마사코는 반야 가면이라는 것을 무서워하고, 높은 곳, 난간이 없는 다리 등을 무서워 한다. 그런 트라우마를 친한 친구인 분이치와 함께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마사코와 분이치는 마사코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일부러 불러 일으키고, 그 상황을 재연해서 돌파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결국 그녀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하나의 사건으로 연결 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기억속에서 지워졌던 그 사건에 대한 내용들을 알게 되어 트라우마가 해결되는 짧은 스토리이다.


 


- 다원 우주

마지막 이야기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우주의 신비에 대해서 살짝 다루고 있다. 다원 우주 이론이란 우주는 직물이 씨실과 날실로 이뤄져 있듯이 우주는 시간이라는 씨실과 동시에 존재하는 날실로 이루어진 무한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좀 어려운 개념일 수도 있는데, 쉽게 설명하면 무한히 존재하는 우주속에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 그 '또 다른 나'는 현재와 다른 삶을 살고 있을 수 있다. 현실에서 평범한 대학원생이지만, 다른 우주에서는 잘나가는 기업의 젊은 사장이거나, 마피아 두목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수 많은 경우의 수가 구현된 우주를 다원우주라고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노부코라는 여자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녀에게 또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자신, 그 자신의 이름은 '노부' 라고 하며 과학자이다, 그 자신이 실험을 하다 실수를 하는 바람에 다른 차원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판타지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다른 판타지 소설처럼 허무맹랑하거나 현실 세계와의 이질성을 띄지 않는다. 얼핏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세계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다를바가 없으며, 타임리프나 다원우주이론도 그럴싸한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상상력이 부족한 분들이나 어린이들이 읽으면 상상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두껍지 않은 책에 서로 다른 세 가지 소설을 담고 있다보니 각 이야기들의 깊이가 깊지 않다. 재미를 느끼고 집중을 좀 하려고 보면 서둘러 정리되는 전개방식이다.

 아직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만들어진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진 못 했지만, 리뷰를 검색해보면 소설과 많이 다른 모양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 소설을 읽게 되는 것 같은데, 많이 짧다!!!

 하지만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세계관과 이야기 주제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달콤한 작은 거짓말》,에쿠니 가오리 (소담)- 결혼 3년차 부부 이야기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유명한,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인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인 《달콤한 작은 거짓말》을 읽었다. 핑크색의 표지, 양장본으로 된 자그마한 책이 책장에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른 책, 작가 소개를 보니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더라.


▶ 3년차 부부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부부가 함께 나오는 티비 프로그램에서 많이 들었던 말이 "부부는 3년이 고비다"라는 말이다. 부부는 처음에 사랑으로 결혼한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 사랑은 식기마련이고, 사랑이 예전만 못 하다고 느낄 때가 3년차, 부부 사이엔 위기가 온다. 흔히 말하는 권태기인데, 이 책의 주인공 부부는 권태기는 아닌 것이 참 특이하다.

 주인공 부부는 이와모토 루리코와 이와모토 사토시. 루리코는 집에서 일을하는 텓 베어 작가다. 학창 시절에 취미 삼아 시작했던일이 점점 빠져들어 1년간 영국에서 공부한후 귀국해 전문적으로 테디베어와 관련 된 축하 카드, 표지, 인형 등을 제작하여 평판이 높아지고 있다. 사토시는 평범하고 성실하지만 다소 사교성이 떨어지는 성격의 회사원이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다소 특이해서, 루리코는 하루종일 집에 있다가 사토시가 집에 오면 그 날에 있었던 일을 모두 보고 한다. 사토시는 형식적으로 대답하고( 하지만 전혀 안 듣는건 아닌... ) 간단히 씻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서 컴퓨터 게임에 몰두 한다. 두 사람은 서로의 이런 성격을 존중하고 살아간다. 두 사람은 아이를 원하지 않아 최근 몇년간 부부관계도 없이 지냈다. 하지만 확실한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떤 감정이 존재하고,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그런 상태이다.

 어떻게 보면 재미없을 수 있는 이런 무미건조한 두 사람의 일상에 신선한 자극제로 나타난 사람이 쓰가와 하루오와 미우라 시호이다. 하루오라는 사람은 여자 친구가 루리코가 만든 테디베어의 팬이라 그녀의 작품을 사기 위해 만난 사람이고, 시호는 사토시가 다닌 대학 대학의 스키부 후배다.  루리코는 하루오와 사토시는 시호와 연애를 하게 된다.



▶ 바람난 부부


 이 책은 바람난 부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부부의 분륜이 아침 드라마의 그것처럼 막장으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 싸구려 3류 분륜 소설로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 그렇다기 보다는 무료한 일상, 재미없게 느껴지는 일상에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하는 외도다.

 루리코와 사토시는 서로의 외도 사실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외도를 감추고 배우자에게 미안해하는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그 들의 외도는 미안한 마음과는 별개로 묘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외도로 인해 부부생활이 더욱 윤택해 지는 느낌마저 갖게 된다.

 부부 사이에 부족한 점을 애인에게서 찾으려고 하는 모습. 하지만 애인에게 없는 장점이 배우자에게 있기에 외도를 하면서도 서로가 소중함을 잊지 않는 모습. 그들의 특별한 부부 관계를 앞에서 미리 설명해 놓았기에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기에 씁슬하기도 했다. 그리고 '둘 사이의 외도가 상대방에게 전달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약간의 스릴도 생기는 스토리 진행이다.




▶ 작가의 우아한 문체


 스토리가 부부의 맞바람에 대해서 썼다고 해서 절대 값싼 소설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작가의 문체가 깔끔하고 우아하기 때문이다. 문장 하나하나의 길이가 굉장히 짧아서 화려함이 없기에 단정하고 우아해 보이는 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닮고 싶은 문체라고나 할까.

 간결한 문장을 쓰면서도 등장인물들의 묘한 심리 상태를 잘 묘사하고 있다. 외도를 하면서 행복하지만 배우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는 상태를 너무나도 잘 묘사해 놓았다. 책의 내용 자체가 외도라는 약간 음성적인 주제를 담고 있어서 일부러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간결한 문장은 약간 어두운 분위기, 암울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이러한 분위기 떄문에 부부 사이의 외도를 다루고 있음에도 소설이 싸보이지 않는(?) 효과를 주는 모양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두 명이다. 남편인 사토시와 아내인 루리코, 그 들은 동시에 바람을 피우고 있다. 두 인물의 스토리가 서로 번갈아가면서 비취지는 형태를 띄고 있다. 마치 아내가 등장하는 씬과 남편이 등장하는 씬이 번갈아가면서 나오는 TV 드라마처럼...

공개적으로 다루기 까다로운, 껄끄러운 주제를 너무나도 솔직하게 드러낸 작품. 읽으면서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작품. 하지만 안 읽는 것보다 읽어 두는 것이 나중에 결혼 생활을 지속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인 것 같다.

창가의 토토 -  아이들은 즐겁게 뛰어놀 권리가 있다


주말마다 분당 정자동에 있는 네이버의 그린 팩토리라는 도서관에 갑니다. 도서관에 가면서 짬짬이 읽던 책이 있는데요. 바로 <창가의 토토> 라는 책입니다. 사실 중학교나 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권장 도서 목록에서 항상 봐왔던 책이지만 아직까지 읽지 못 했던 책이기도 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창가의 토토> 라는 책은 이 책의 저자인 구로야나기 테츠코씨의 어린시절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토토라는 이름은 작가인 테츠코씨의 어린시절 이름이라고 하더군요. 어린 시절은 우리의 인생에서 따뜻한 봄날에 해당합니다. 어린 시절은 따뜻한 봄날의 오후처럼 포근한 느낌으로 우리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지요.

창가의 토토
국내도서>소설
저자 : 구로야나기 테츠코(Kuroyanago Tetsuko) / 김난주역
출판 : 프로메테우스 200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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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를 읽는 내내 아무 걱정 없이 뛰어 놀던 어린 시절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지금에야 어른들의 마음이 제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천진난만함으로 가득차있었지요. 이 책의 주인공인 토토를 통해서 그 당시 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 도모에 학원

토토라는 어린아이는 소위 '문제아'로 다니던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아이였습니다. 토토는 새로운 학교를 찾다가 도모에 학원이라는 일종의 대안학교를 찾게 됩니다.

도모에 학원은 정문부터 학교의 생김새까지 기존의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정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이 아니라 낮게 자란 두개의 나무였습니다. 이 정문을 보고 토토는 "야아! 땅에서 자라난 문이네" 라고 말을 했지요.

게다가 도모에 학원에는 전철로 만든 교실이 있었습니다. 멋지고 웅장한 콘크리트 감옥같은 건물 대신 자유분방한 전철로 만든 교실이 있었지요. 학교에 등교를 해서 교실에 있노라면 감옥에 갖힌 느낌이 아니라 전철을 타고 어디론가 여행을 가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말이지요.


도시락
도시락 by Eun Byeol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도모에 학원의 점심 식사시간은 특별했습니다. 요즘은 급식 시스템이 잘 갖춰져서 부모님들은 돈만 주면 급식 업체가 알아서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식단을 짜서 일괄적으로 배식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모에 학원에서는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이라는 지침으로 부모님들에게 도시락을 싸서 보내게 합니다.

요즘 같이 쌀이 나무에서 나는 줄 아는 아이들에게 딱 맞는 교육 방식이 아닐까요? 어떤 것이 산에서 나는 것이고 어떤 것이 들에서 나는 것, 그리고 어떤 것이 바다에서 나는 것인지 밥을 먹으면서도 교육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스템이었습니다.

교육 방식도 특이해서 시간표를 정해놓고 아이들에게 그 시간에 정해진 교과목을 억지로 집어 넣는 방식이 아니라 하루에 해야 할 일을 정해 놓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순서를 정해서 공부하는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공부하도록 유도 하는 방식입니다. 좋아하는 과목을 먼저 할 수도 있고, 싫어하는 과목을 최대한 늦게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도모에 학원의 교육 시스템을 보고 '과연 우리나라 혹은 우리 시대의 교육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다소 어려운 질문을 스스로에게 날려 보기도 하였습니다.

도모에 학원은 제가 생각하기로 '이상향'에 가까운 교육의 장이 아닌가 생각을 해봤습니다.


<창가의 토토> 표지



▶ 훌륭한 교육자 고바야시 소사쿠 교장선생님

솔직히 제가 12년의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나서 드는 '교장 선생님'이라는 단어의 느낌은 학교의 CEO였습니다. 학교를 이끌어 나가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성과를 잘 낼까..', '어떻게 하면 명문 학교로 만들까' 라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CEO가 '어떻게 하면 회사를 일류 회사로 만들까'를 고민하듯이 말이지요.

그 분들의 입에서는 항상 '~하지마라', '~해라' 라는 말만 흘러나올 뿐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교칙을 정해놓고 그것에 잘 따르는 학생이 훌륭한 학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공장장이 만들어진 제품을 테스트해서 자신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는 제품은 합격이고, 그렇지 않은 제품은 불량품이라는 것처럼 학생하나하나를 그렇게 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도모에 학원의 교장 선생님이신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은 전혀 달랐습니다. 토토가 도모에 학원에 처음 들어 오던 날, 다른 교장선생님들과 달리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말을 장장 4시간 동안 토토의 말을 들어주었습니다.

전교생이 50명 밖에 안되는 학교이긴 했지만 고바야시 선생님은 전교생 모두를 친구처럼 대해주고 항상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학생들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해서 스스로 알아가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칭 교육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고 고바야시 소사쿠 교장선생님을 본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 평온한 시작, 암울한 마무리

토토가 도모에 학원에 다니는 이야기인 <창가의 토토>의 배경은 아마도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시대인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처음부분은 새 학교인 도모에 학원으로 들어가는 설레임으로 시작해서 학교에 다니며 친구들과 재미있는 한 때를 보내는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하지만 뒷 부분에서는 전쟁의 그림자가가 토토의 주변사람들에게 드리워지면서 암울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이웃들이 전쟁터로 징집이 되는 장면이 있는데요. 토토에게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아직 모를 시기였지요.

또 친하게 지내고 추억을 공유했던 친구의 죽음, 어린 시절부터 같이 자랐던 가장 친한 누군가가 없어져 결국 평생 못 찾은 일 ( 그게 누구인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스포일링은 죄악이죠 ㅋㅋ ) 들을 겪으면서 토토는 이별이라는 것을 겪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배우면서 성장해 나가지요.

어린시절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에서 점점 하나 둘 씩 세상을 겪으면서 어두워지는 우리의 모습을 책 전체의 내용 흐름으로 담고 있는게 아닐까요?

초등학교 시절 되고 싶은게 뭐냐고,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우리는 천진난만하게 되고 싶은 것들을 말합니다. 하지만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꿈과 현실사이의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의사가 되어 아픈사람들을 치료해 주고 싶다고 했던 아이들은 의대가 가기 정말 힘든 곳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이렇듯 현실이라는 것을 알아가면서 때 묻지 않았던 우리의 영혼은 서서히 검은색 얼룩으로 오염되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사실은 착한 아이란다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이 훌륭하다고 느끼는 대목중에 하나가 토토에게 했던 말입니다. "넌 사실은 정말 착한 아이란다." 라는 말입니다. 교장 선생님의 이 말한마디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 크게 상처를 받을 수 있으며, 그 상처는 그 아이의 미래를 좌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토토는 통제 할 수 없는 행동으로 다니던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도모에 학원으로 전학을 오게 됩니다.

하지만 말괄량이인 토토의 행동이 도모에 학원으로 옮겨 왔다고 한 순간에 달라지지는 않겠지요. ( 분명 많이 얌전해지기는 했습니다. ) 그래서 다른 학부모들의 원성을 살 일도 많이 했을 겁니다. 또 토토에게 "이런 말썽꾸러기!", "넌 어떻게 된 애가 그렇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 말들은 토토가 자라면서 '나는 말썽쟁이구나', '나는 어쩔 수 없는 아이인가보다.' 라는 생각들을 무의식 속에 심어 줄 수 있습니다. 그런 말들은 어른들이 무심결에 할 수 있는, 자기 딴엔 훈육한다고 할 수 있는 말들이지요.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은 토토가 그런 말들을 들어도 부정적인 생각들이 무의식 속에 자리잡지 못 하게 "넌 사실은 정말 착한 아이란다." 라고 말씀해 주셨을 겁니다. 실제로 작가가 자라면서 그 말 한마디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말을 했지요.

아이들 앞에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히 해야합니다. 아이들은 새하얀 도화지같아서 어떤 색이라도 금방 티가나고, 스펀지 같아서 구정물이던 깨끗한 물이던 잘 흡수하기 때문이지요.

요즘 학교를 보면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교사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체벌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체벌에 감정이 실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지요. ( 여담이지만, 그런 상황을 보면서 선생님도 사람이고, 인격적으로 선생님 자격이 없는 사람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 그럴때 학생은 정말 상처 받게 됩니다. 그걸 계기로 탈선을 할 수도 있구요.

아무튼 고바야시 교장선생님의 이 말한마디를 보고 느낀점은 "뼛속까지 교육자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4th July 2007 / Day 185
4th July 2007 / Day 185 by Mrs Magic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 교육 개혁을 꿈꾸며

거창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이 잘 못 된 것은 틀림없습니다. 학생들의 개성을 중시하지 않고, 공장에서 물건 찍어 내듯이 표준에 맞는 인력들을 생산해 내는 것이지요.

머리는 좋지만 창의력이 없는, 똑똑하지만 영혼이 흐린 아이들이 많아지는 것도 이런 잘 못 되고 모순 투성이인 교육 시스템에 있지 않나 생각을 해 봅니다.

어느 순간 교사는 교육자가 아니라 정년이 보장된, 은퇴후에 연금이 꼬박꼬박 나오는... 방학 중에는 학교에 안 가도 되는 안정적인 꿈의 직장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굥규에 힘을 쏟아 후진을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얼른 호봉을 쌓고 은퇴를 해서 편안히 연금이나 받아 먹고 살겠다는 꿈을 꾸는 교사도 많이 있습니다.
 
교육은 한 나라의 미래를 책임 지는 대업이라고 하지요. 교육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과 같은 마음가짐, 철학을 갖을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창가의 토토 - 10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프로메테우스


학부모이시거나 교육 관련 직업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

[서평( 독후감 )] 1리터의 눈물 - 키토 아야 :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책에는 픽션과 논픽션이 있습니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와 실제로 있었던, 이 세상 어딘가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책으로 정리한 것이 있습니다. 픽션은 전자를 논픽션은 후자를 말합니다. 픽션의 경우에는 대부분 재미를 주고 논픽션의 경우에는 대부분 감동을 주게 되는데요.

[1리터의 눈물]이라는 책은 키토 아야라는 한 소녀의 기록입니다.


주인공인 아야는 15살이 되던 해의 어느 날 불치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로 10년 동안 그 병과 싸우게 됩니다. 이 책은 10년 동안의 투병 생활 동안 아야가 써 놓은 일기를 토대로 줄거리를 엮어 가는 책입니다. ( 정확한 줄거리를 이야기 하면 안 읽으신 분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겠죠?  )

1리터의 눈물

이 책의 저자 키토 아야



아야가 걸린 병은 척수소뇌변성증으로 소뇌나 뇌의 중추부에서 척수에 걸친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점차적으로 몸을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난치병입니다. 처음에는 휘청휘청 거리며 걷다가 다리를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게 되면서 자주 넘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혼자서 일어 설수 없어 휠체어에 몸을 맡기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점점 망가지는 아야의 몸과 그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적어도 나는 건강하니까" 라는 의식을 심어주게 되고, 사소한 것( 예를 들면 건강 )에 감사 할 줄 아는 교훈을 심어 주는 책입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소한 것들에 너무 소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대표적인 예가 성공이나 돈을 좇다가 건강을 잃어 불행해지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 왔습니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건강이라는 것이 누군가( 아야 )에게는 정말 큰 행복이 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게 되는데요.




이 책은 아까도 말씀드렸다 시피 일기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야의 일상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불편함을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해서 화장실 조차도 마음대로 못 가는 이의 심정을 직접 이해하기란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저 역시 최근에 치과 치료를 받고 있는데, 치과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치아가 건강한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가 썪기 전에 잘 관리 할걸... 하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 치과 치료를 끝 마치고 양치질과 가글 거기에 치실까지.. 정성스레 이를 관리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걸을 수 있다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는 힘들겠지만 불행 할 때마다 "적어도 나는 걸을 수 있잖아" 라고 말하며 긍정적으로 살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 듯이 슬픈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불치병에 걸린 아야의 이야기.. 아야가 세상을 떠 날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인데요.
평소에 우울함을 잘 느끼시는 분이거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자신이 싫어 지는 분이 있으면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보다 더 불행한 상황, 안 좋은 상황에 처한 주인공 아야도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오히려 자신보다 도 더 안 좋은 상황의 다른 환자를 보면서 위안을 삼는 모습에 불행하고 싫어졌었던 자신의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명장면-명대사 (스포 주의)

감동을 주는 책이니 만큼 기억에 남는 대사와 장면들도 많이 있었는데요. 몇 가지를 적어 드리자면,



" 이 몸은 초능력을 믿어( 나는 맞장구를 쳤다 ). 아메바와 비교하면 우리들 인간은 누구나 초능력자이며 눈이 안 보이는 사람과 비교하면 보이는 사람은 모두 초능력자잖아?"

- 1리터의 눈물 80페이지 中 친구 삿짱의 대사 -

사람의 행복은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불편한 몸을 아메바나 눈이 안 보이는 사람에 비교를 해서 자신이 초능력자라고 생각을 하며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에 인상을 받았습니다.

역시 우울해지고 불행함을 느낄 때, 자신보다 처지가 안 좋은 사람이나 더 불편한 사람들보다는 더 좋은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갖게 해주는 대목이었습니다.


good luck to you !
good luck to you ! by cloud_nine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네잎 클로버가 있을까?" 에미가 말했다.
나는 아까부터 생각하고 있던 얘기를 했다.
"네 잎이란 세 잎의 기형이잖아? 그렇다면 행복은 기형인걸까?"
 
 에미는 조금 생각하고 나서 "희귀하니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 라고 대답한다
맞다. 행복이란 그리 쉽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간신히 찾았을 때 드디어 찾았다며 기뻐하는 거겠지.

- 1리터의 눈물 117페이지 中 에미와 아야의 대화 -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는 너무나 쉽게 결단 내리는 것이 아닐까요?
아야의 말처럼 행복이란게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을 기쁨이라는 감정과 연관시키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참기만 하면 되는 걸가?
일년 전에는 설 수도 있었다. 얘기도 할 수 있었고 웃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를 갈아도 눈썹을 찌푸리고 힘을 주어도 이젠 걸을 수가 없다.
눈물을 참고
' 엄마, 이젠 걸을 수가 없어요. 뭘 잡아도 설 수가 없게 되었어요 ' 라고 종이에 써서 문을 비긋이 열고 건넸다.
엄마에게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싫었고 엄마의 얼굴을 보는 것도 괴로웠기 때문에 서둘러 문을 닫았다.

화장실까지 3m를 기어서 간다. 복도가 차갑다. 발바닥은 부드러워 손바닥 같다. 손바닥과 무릎은 발바닥처럼 딱딱하다. 보기 흉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단하나의 이동수단이니까....

뒤에서 인기척이 난다. 기는 것을 멈추고 뒤돌아보니 엄마도 기고 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 바닥에 뚝뚝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큰 소리로 엉엉 울었다.

- 1리터의 눈물 218, 219페이지 中 -


1리터의 눈물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바로 이 장면입니다.
엄마도 기고 있었다.... 불치병에 걸린 아야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딱히 없었던 엄마가 아야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이 바로 아야의 힘듦, 불편함을 같이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걸을 수 없는 아야가 우울해지지 않도록... 보통의 사람과 비교해서 열등감을 느끼지 않도록 같이 기어주는 모습의 어머니는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나중에 아야의 어머니가 쓴 글이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데, 이 장면이 언급되어 더욱 더 감동을 주었습니다.



감.. 사.. 합.. 니.. 다..

- 1리터의 눈물 246 페이지 中 아야의 마지막 글씨 -



이 책의 전반적인 줄거리 동안 아야는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죄송함, 그리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정성스럽게 돌보아 주는 의사선생님이나 친구들, 간병인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
손조차도 가눌 수 없게 된 아야의 마지막 글씨 ( 이때 아야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 가 "감.. 사.. 합.. 니.. 다.." 였습니다.

사실 우리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아갑니다.
도움을 받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전한적이 있을까요?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주변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조금씩 싹트게 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다 시피 이 책은 한 소녀의 투병 생활을 그리고 있습니다. 투병 생활 동안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나가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간접적으로 체험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로 인해서 현재의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알게 해줍니다.

평소에 많이 우울하신 분들이나 자신이 싫으신 분들, 삶에 무력함을 느끼시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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