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컴퓨터의 등장이 갖는 의미, 그리고 위기


하드웨어 기술은 처음 시장에 등장한 이래 가격 경쟁과 대량 생산에 힘입어 점점 가격이 내려갑니다. 특히 전자 제품들이 그런 현상을 잘 보여주는데요. 시장에 처음 어떤 제품이 나왔을 때, 가격이 비싸지만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은 후속 작품들이 나오고 그 후속 작품들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전작들은 자연히 가격이 하락하게 됩니다. 또, 시장성이 보이는 제품 군들은 경쟁 업체의 참여로 가격 경쟁을 하기도 하죠.

특히 컴퓨터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가격 하락이 굉장히 이루어진 편입니다. 수 백만원을 넘던 최고급 가전 제품에서 이제 2,30만원이면 데스크탑 컴퓨터를 장만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하락 했지요.


컴퓨터의 가격 파괴

가장 대표적인 가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의 가격은 어디까지 떨어 질 수 있을까요?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태블릿 PC의 가격이 100달러 이하로 떨어진 사례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인도에 등장한 35달러짜리 태블릿! - 지디넷 코리아

인도의 35달러짜리 태블릿과 카필시발 인도 인적자원 개발부 장관 <출처 : 씨넷 >


씨넷에 따르면 인도의 인적자원 개발부의 카필 시발 장관이 인도의 모든 학생들에게 고품질 교육을 제공 할 수 있도록 초 저가 터치스크린 방식의 태블릿 PC 원형을 소개 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 태블릿 PC에는 농촌지역 학생들이 사용 할 수 있도록  태양광 전원 기능도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

가격은 싸지만 2GB램에 USB 포트가 달려 있고,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를 사용하며, 웹 브라우저, 와이파이 등 아이패드 못지 않은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 되었습니다. 이 태블릿 PC는 하드 디스크 대신 메모리 카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29/365 (IPAD)
29/365 (IPAD) by Jesus Belzunc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어떻게 이렇게 값싼 제품이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태블릿 PC의 목적은 인도 교육 환경의 개선을 위한 대량 보급에 있으므로 제품의 안전성이나 내구성은 우선적으로 고려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제품이 일반 사용자에게 상용화 되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컴퓨터 가격의 하락이 갖는 의미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프트 웨어의 중요성 부각

초창기 PC 이전 시대에는 컴퓨터 한대의 가격이 수 백만원에서 천 만원 이상을 넘기도 했습니다. ( 수 억에 가까울 정도로 비싼 컴퓨터도 있었죠 )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의 중요한 요소는 얼마나 하드웨어 성능을 잘 나타내느냐, 얼마나 성능이 좋은가 였습니다. 그 시절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요즘처럼 크지 않았고, 단지 소프트 웨어는 값 비싼 하드웨어를 구동 시킬 부속 품에 불과 했었습니다.

하지만 PC 라는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가 등장함에 따라 컴퓨터 하드웨어의 가격이 하락 하였고, 수 많은 컴퓨터들이 시장에 등장하였습니다. 그 이전 시대에는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IBM이 컴퓨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지만 PC가 일반 가정까지 보급 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 되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본질적인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운영체제를 개발해서 판매하는 마이크로 소프트 ( MicroSoft )사가 가장 성공한 회사로 남아 있게 되었죠.

Internet Explorer Error Message tagged
Internet Explorer Error Message tagged by Andreas Solberg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같은 맥락으로 우리는 생활에서 많은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외형상으로 보이는 데스크 탑이나 노트북을 제외 하더라도 스마트폰, 스마트 TV, 기타 가전제품 등 많은 가전 제품들이 자신의 프로세서를 보유하고 있는 특수 목적에 맞게 설계된 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스마트 폰 열풍이 전세계를 덮치면서 모바일 앱 스토어라는 시스템이 새로운 소프트 웨어의 판매로로 부각 되면서 전세계는 이제 소프트 웨어라는 새로운 보물 창고를 연구 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를 만들어 파는 것처럼 원재료가 필요한 것도 아니어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창출 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엄청 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렇게 저가의 컴퓨터가 많은 사람들, 특히 중국이나 인도 같은 인구가 많은 시장에 보급이 되게 되면, 소프트 웨어 산업의 부흥기가 다시 한번 찾아 올 수도 있습니다.

Think different.
Think different. by funadium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제 우리도 소프트 웨어를 만들자

올해 초였나요? 삼성이 시가 총액으로 전세계 최대의 전자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삼성 전자와 LG 전자 등의 강세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IT 산업의 강국으로 자리 매김 할 수 있었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이런 전자 회사들에게는 불편한 전례가 있습니다. IBM과 MS의 관계가 그것이죠.
1980년대 IBM 전 세계 컴퓨터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MS는 IBM의 컴퓨터에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OEM 납품업체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MS가 IBM에 독립적인 운영체제를 소유하게 되면서 시장의 판도는 달라졌습니다.

1994/1995 Flatland BBS Menu Screen
1994/1995 Flatland BBS Menu Screen by Tim Patterso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MS가 IBM에만 운영체제를 납품했다면, MS의 매출은 절대 IBM을 넘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MS는 IBM에만 적용되는 운영체제가 아닌 범용 운영체제를 소유 하게 되었고, 그 결과 MS는 IBM 보다 더 성공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MS의 성공과 타이밍도 주요했지만 IBM의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간과가 주요하게 작용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운영체제를 OEM방식으로 납품 할 경우 대다수의 계약에서 운영체제의 저작권은 갑의 입장에 있는 IBM이 갖게 되는데, IBM은 그런 저작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합니다. ( 이건 책에서 읽은 건데 맞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마찬가지로 현재는 전세계 최대의 전자 기업으로 발 돋움한 삼성이 휴대폰 하드웨어는 잘 만들지 몰라도 휴대폰을 구동 시키는 소프트웨어의 잠재력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무료로 배포하고 있지만 핸드폰 하드웨어에 거의 상관없이 작동 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의 스마트폰에서도, LG의 스마트 폰에서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동작을 합니다.

Android FTW
Android FTW by lwallenstein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여기서 우리가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것은 IBM이 삼성과 LG로 MS가 안드로이드 OS 를 만드는 구글로 다시금 반복되는 것이 아닌가 입니다. 어짜피 하드웨어 시장은 시간이 가면 성능향상에 한계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가격 경쟁과 마케팅 싸움이라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하드웨어 기업은 순이익이 줄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삼성과 LG, HTC 등의 하드웨어 기업들이 피튀기게 싸우면 결국 이득을 보는 것은 안드로이드 마켓을 소유하고 있는 구글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드웨어를 어떤 것을 쓰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 하고,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수수료를 받게 되면 구글은 그런 하드웨어의 가격경쟁에서 최후에 웃는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결국 언젠가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말인데, 하드웨어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지금이 소프트웨어 시장에 투자를 하고 소프트 웨어 시장으로 뛰어들 적기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wham:a different corner
wham:a different corner by visualpanic 저작자 표시


결론

한국은 전세계 가전 업계에서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최강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강국입니다. 하지만 하드웨어는 심하게 말하면 껍데기일 뿐이고 가전 제품의 영혼이라고 할 수있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조금 더 투자를 해서 뒤떨어지지 않고, 나아가서는 소프트웨어에서 최강 자리에 올라 진정한 IT 강국의 면모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ps. 저도 소프트웨어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정부뿐만아니라 관련 전공인들도 주변을 적극 설득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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