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LTE 폰의 종결은 화질? 스펙이 다가 아니라니까...


스마트폰 시장에 LTE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 대표 스마트폰 제조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LTE 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 예상외로 실망적이었던 아이폰 4S의 대체 스마트폰 자리를 놓고 LG전자가 삼성전자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모양입니다.

얼마전 발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 LTE와 곧 출시할 갤럭시 S2 HD LTE를 대적할 LG전자의 신제품이 나왔습니다. LG전자는 이에 자시의 첫 LTE 폰인 'LG 옵티머스 LTE'로 반격을 할 예정입니다.

LG 전자는 자사의 강점인 디스플레이를 무기로 삼성전자의 수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공격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의 수퍼 아몰레드 플러스의 화질보다 IPS 트루 HD 디스플레이의 화질이 더 좋다고 주장하며 자사의 첫 LTE 폰인 옵티머스 LTE의 핵심 요소가 화질임을 시사했습니다.


Mac Setup November 2007
Mac Setup November 2007 by Crouching Donke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 LTE의 종결은 디스플레이

애초에 LTE 통신은 고화질 영상통화와같은 고화질 영상 데이터 전송에 목적이 있었습니다. HD급의 영상을 끊김 없이 빠르게 전송하는게 LTE 통신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기까지는 통신사의 관점이고 LG전자와 삼성전자 같은 단말기 제조회사의 경우엔 LTE 통신을 통해서 전송된 데이터를 얼마나 고화질로 재생 할 수 있느냐가 경쟁이 될 것 같습니다. 같은 속도의 통신을 이용했을 때, 같은 양, 같은 속도의 통신이므로 화질의 차이는 디스플레이에서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질과 더불어 효율도 중요할 수 있는데요. 깨끗한 화질을 얼마나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 재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이 치열해지고, 디스플레이의 화질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문제는 쉽게 해결되고 있지 않습니다. 성능 좋은 스마트폰도 사용하다보면 하루를 못 버티는 저질 체력의 스마트폰이 되어버리는데요.

디스플레이 모듈은 스마트 폰의 배터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부품 중에 하나입니다. (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정도가 배터리 소모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화질이 훌륭해도 배터리를 엄청나게 먹어대면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지요.

LG 전자는 해상도와 전력소비 등 수 많은 분야에서 자사의 IPS 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능가한다고 했습니다.


labyrinthine circuit board lines
labyrinthine circuit board lines by quapan 저작자 표시




▶ 스펙이 전부는 아닌데...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뒤 돌아보면 픽사 이전의 실패한 스티브 잡스와 픽사 이후의 창조와 혁신으로 무장한 스티브 잡스로 나뉩니다. 픽사 이전의 스티브 잡스는 지금의 LG와 비슷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드웨어적인 기술로 무장하고 좋은 스펙의 하드웨어를 내놓으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다.' 그렇게 리사 프로젝트가 망했고, 맥킨토시 프로젝트가 기울어 버렸지요. 픽사 이후에 스티브 잡스는 깨닫게 됩니다. 하드웨어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컨텐츠와 스토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스펙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닌텐도의 Wii 시리즈와 소니의 PS 시리즈의 성패에서도 드러납니다. 뛰어난 화질의 비디오 게임, 고사양의 비디오 게임기는 소니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성능의 하드웨어로 무장한 소니는 닌텐도 Wii 시리즈 앞에 무너지게 됩니다. 절대 이해 할 수 없겠지요. 성능 좋고 스펙 좋은 소니가 성능도 별로이고 스펙도 떨어지는 닌텐도에게 무릎을 꿇다니요.


IT'S A NINTENDO DS CAKE!
IT'S A NINTENDO DS CAKE! by Rakka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닌텐도의 강점은 컨텐츠에 있었습니다. 소니의 강력한 하드웨어는 현란하고 화려한 비디오 게임에 특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매니아 층은 플레이 스테이션을 좋아하지요. 하지만 닌텐도는 더 넓은 시장을 봤습니다.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 어머니들도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을 지향하여 컨텐츠 중심의 전략을 펼치게 됩니다.

고해상도의 화면에서 몬스터를 죽이고 다니는 게임대신 귀여운 마리오가 등장해서 여성분들도, 어머니들도,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하면서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냅니다. 그런 게임들은 강력한 하드웨어를 필요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펙이 문제가 아니었지요.

애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성에는 없고 애플에는 있는게 있습니다. 바로 애플 생태계, 애플의 기기에서 소비될 수 있는 수 많은 컨텐츠입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없지만 애플 스토어에는 있는 어플들이 수두룩하게 많이 있습니다.



Old lens, new body
Old lens, new body by CFBSr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게다가 하드웨어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개선이 되면 그 이상은 숫자 놀음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상도가 얼마라더라, 전력 소비가 얼마라더라... 이런 마케팅은 계속하는데, 직접 사용해보니 별 차이가 없고, 좋다니가 좋은가보다 하는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거기까지 간다면 더 향상된 스펙은 메리트가 없어지게 됩니다.

또, 모든 사람들이 최상의 성능을 지향하고, 최고사양의 스마트폰을 바란다는 것도 착각입니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지 몇 년이 지난 지금 핵심은 보급형 스마트폰에 있습니다. 아직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께 질문을 해보면 대체로 "쓰지도 않을 스마트폰 왜 비싸게 주고 사냐." 였습니다. 다달이 비싼 할부금을 내면서까지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고사양의 스마트폰, 최신 스마트폰은 수입이 넉넉한 분들이나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이 되고, 이제는 보급현 스마트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 할 차례입니다.


Samsung Wave 30
Samsung Wave 30 by bigdigo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삼성은 바다OS를 그래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지부진하지만 삼성 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 것입니다. LG의 경우 그런것이 없습니다. 훌륭한 디스플레이도 좋지만 이제 LG도 컨텐츠 쪽으로 눈을 돌렸으면 좋겠습니다. 페이스북처럼, 애플처럼 LG와 삼성도 자사의 생태계를 키워 갔으면 좋겠습니다.

(ps. 스펙 대결 계속하다가 결국 하청업체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 할 경우 기업이 뒤집어지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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