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도시 아바나, 도시농업과 도시 녹화사업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요시다타로, 안철환 | 들녘 | 200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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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 이후로 농촌에서 도시로의 인구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농촌에는 젊은이가 부족하고 노인들이 늘어나 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위생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배기가스 때문에 스모그가 발생하는 등의 환경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제 도시라고 하면 시멘트 건물에 탁한 공기가 생각납니다.

이런 가운데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으로 식량생산이 원활히 되지 않아 많은 국가들이 자급자족의 농업체제를 버리고 FTA를 체결하는 등의 조치로 국제 시장에서 식량을 구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버려진 농지는 다시 도시로 재건되고,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은 정치적, 경제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도시농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하지만 멋지게 성공해내고, 세계적인 유기 농업의 메카로 변신한 쿠바의 아바나의 이야기를 다룬 책입니다.

쿠바는 공산주의 정권하에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냉정시대까지만해도 구 소련의 지원하에 굉장한 경제적, 의료적 성장을 이뤘던 나라인 쿠바는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미국의 경제 봉쇄를 받으며 기아와 실업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잘 나가던 시절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영양상태가 좋고 문화적으로 발전했던 쿠바는 소련의 붕괴 이후 급격히 붕괴하여 국민의 평균 체중이 10킬로나 줄어들고 영양부족으로 실명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게 됩니다.

수입 식료품에 의존하던 쿠바는 배급하는 식량이 점점 떨어지게 되고 범국민적 기아에 시달리게 됩니다. 아이들은 우유를 먹지 못 해 말라가고, 성인들도 비타민 A의 부족으로 시력을 잃는 비참한 상황에 놓이게 되지요. 게다가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으로 외국에서 부족한 물자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바나의 시민들은 황폐해진 시가지 구석구석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생존을 위한 노력이 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동안 소련에서 값싸게 얻어 무작위로 살포하던 비료덕에 아바나의 땅은 엄청나게 손상되었습니다. 게다가 경제봉쇄로 비료를 수입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유기농업 쪽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석유가 없어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 필요가 없어진 주차장, 도시 구석의 버려진 공터, 쓰레기 장 등을 농지로 개간하여 농사를 짓게 됩니다.

이런 유형의 농업을 도시 농업이라고 말하며, 이런 도시농업은 쿠바내의 부족한 식량사정을 개선하고 높은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게다가 쿠바의 특성상 유기농업이 발달하게 되어 전세계적인 도시농업과 유기농업의 회의들이 쿠바의 아바나에서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쿠바 정부는 이런 도시 농지에서 생산된 농산품을 공매해서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시장을 개설하는 파격적인 활동도 하였습니다. ( 공산주의 정권에서 시장을 연다는 것은 공산주의 근간을 흔드는 모험입니다. ) 또, 아바나 시민들의 적극적인 도시 농업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서 컨설팅숍을 열어 종자와 묘목을 팔고 필요한 지식을 전수해주는 데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사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택하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 쿠바처럼 일치단결된 시스템을 갖추기는 굉장히 힘들죠. 또 쿠바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유기농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어서 쿠바의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 사례를 자국에 맞게 벤치마킹하고 도시 구석구석에서 농업을 발전시킨다면 보다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유기농 도시 농업뿐만아니라 쿠바는 자국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국토 녹화에 열심히 참여하여 녹색도시 만들기에도 적극적입니다. 전국민의 절반이 국토 녹화에 참여하고 전 시민이 1천2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연으로 돌아갈 때 가장 편하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도시를 떠나 한적한 전원마을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높은 자살율, 낮은 출산율 등의 암울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의 도시에 자연을 도입하고 녹색사업을 진행한다면 좀 더 행복한 도시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은 쿠바의 구체적인 사례와 그 들의 시스템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시 설계를 전공으로 하고 있는 분들이나 나중에 정치를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바람직한 도시 모델을 설계하는데 참고가 될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아바나에 직접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도시 농업과 녹색이 가득한 서울을 만들어 보고 싶네요. 쿠바의 ‘늘 푸른 혁명’, 우리나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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