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글로벌이라는 말이 이제는 낯설지 않습니다. 세계화는 이미 가속화 되었고, 이제 영어는 사실상 세계 공용어가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영어를 잘 하고 못 하고에 따라서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실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영어를 잘 하는 쪽이 외국계 기업에 취업도 할 수 있고, 외국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따라서 학생들에게 영어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영어가 어느새 초등학생, 유치원까지 내려와서 조기 유학이 성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쉽게 공감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토익, 토플 점수가 없으면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 힘들어졌고, 거기에 요즘은 토익 스피킹, 오픽같은 말하기 자격증도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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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책장 모습 Ara's bookshelf by thinklogicall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영어 공부에 대한 열기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영어 학원입니다. 토익 학원, 토플 학원, 스피킹 학원이 우후죽순마냥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있고, 영어 학원에는 학생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또 서점에 가보면 영어 학습법에 대한 베스트 셀러들이 즐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대학생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현상이 아닙니다. 영어가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퇴근 후, 혹은 출근 전에 영어 학원에 다녀 자기계발을 하는 직장인들, 소위 셀러던트( Saladent; Salaryman + Student )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갈 수록 많은 사람들이 영어 공부를 하고 있고, 영어를 잘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중학교때 알파벳을 처음배우고( 제가 중학교때는 6차교육과정이어서 초등학교때 영어를 배우지 않았습니다. ) 고등학교를 거쳐서 대학교때 토익 공부를 하고 대학원 입시를 위해 텝스를 공부했습니다. 대학원때에는 토익 900점 넘기기 미션을 받아 토익 공부를 잠깐 했었고, 직장인이 된 지금은 영어로 된 전공 문서를 보느라 영어가 계속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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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하지마라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컬하지만 영어공부를 해서는 안 됩니다. 딱 보면 어이가 없는 한마디죠. 영어 공부를 하지 말라니. 이 문장의 참 뜻을 알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영어공부란 무엇일까, 여러분이 하고 있는 영어공부는 어떤 형태를 띄고 있나요? 혹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하면 영어 문법책을 펴서 영문법을 공부한다던가, 어휘책을 펼쳐놓고 단어를 암기한다던가, 토익 책을 펼쳐서 특정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지는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의 공부를 영어 공부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이런 공부는 '토익공부', '토플공부', '텝스공부' 인 것이지요.  토익, 토플, 텝스가 개인의 영어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긴하지만 그 시험에 특화된 공부를 한다고 그것이 영어 공부일 수는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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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영어공부 하지마라"라는 문장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는 토익에 특화된 공부, 텝스에 특화된 공부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토익에 특화된 공부를 많이 하니 토익 점수가 높아도 막상 외국인 앞에서 진짜 영어를 못하고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기전에 여러분이 해야하는것이 진짜 영어를 잘하고자 하는 것인지, 특정 시험점수를 원하는 것인지 확실히 해야 합니다. 취업, 장학금 등의 이유로 단기간에 영어 성적 얻기를 원한다면 토익공부도 좋은 방법입니다만, 실제로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토익공부를 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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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통해서 배워라


대학원을 다니기 전까지는 실제로 영어의 필요성이 많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취업하기 위해서 토익 성적이 필요한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영어공부의 형태도 토익공부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토익공부만 하다보니 실제로 느는 것은 영어 실력이아니라 토익에 대한 테크닉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영어의 사용비중이 늘어났습니다. 일단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제출 과제도 영어로 작성해야 했었고, 대학원 연구를 위해 읽었던 논문들도 전부 영어로 쓰여진 것들이었습니다. 매일매일 적지 않은 양의 영어를 달고 살기를 2년, 토익공부를 할 때보다 토익 점수가 더 많이 오르더군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영어 자체를 공부하지말고, 영어를 통해서 다른 것을 배워라입니다. 영어를 왜 배우는가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영어를 쓰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지, 토익 점수를 따기 위해서 배우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토익 공부를 한 사람은 영어로 쓰여진 문서를 보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습관적으로 옆에 써 놓고, 나중에 암기합니다. 하지만 진짜 영어공부를 한 사람은 그런거 신경안쓰고 영어 문서가 어떤 것을 말하는지에 신경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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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제가 추천하고 싶은 영어 공부 방법은 여러분의 전공과 관련있는 영어로 쓰여진 문서를 읽으라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전문 문서는 영어로 쓰여진 것이 많이 있고, 질이 좋습니다. 영어를 통해서 전공 공부를 하다보면 영어 실력도 늘고, 전공 실력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지요. 
( 학생의 경우 영자신문을 보라는 것이 이런 의미입니다. 영자 신문을 해석하지말고, 영자 신문이 어떤 내용을 말하고 있는지 보라는 것입니다. )

아직은 저도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영어공부의 정답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경험상 느낀 가장 좋은 방법, 정답에 가까운 방법은 "영어를 통해서 배워라"입니다. 오늘부터라도 당장 영어로 되어 있는 문서를 이용해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토익 시험 언제 봐야 하나? 대박달 vs 쪽박달


취업 시장이 얼어 붙어가면서 스펙 경쟁이 심해졌습니다. 너도나도 높은 학점과 많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노력을 한 결과 대기업에 입사하고 싶으면 높은 스펙을 쌓아야 하게 되어버렸지요. 그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영어, 그 중에서도 없으면 안되는 것처럼 치부되는 것이 아마도 토익( Toeic; Test of English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 )입니다.


하지만 토익 시험의 효용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이제는 토익보다는 토플이나 스피킹 성적이 더 대접을 받아가고 있습니다. 토익 시험의 효용성 논란을 일으킨 최대 요인은 아마도 토익점수 높은 벙어리들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토익 점수는 높은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는 것 말입니다.

그것 이외에도 토익 점수가 "운"에 맡겨진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흔히 대박달과 쪽박달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토익 점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1년 동안 시험을 계속 보는 것이라고 하지요. 그러다보면 한달 정도는 대박달이 걸려서 점수가 기대했던 것보다 높게 나오는 것입니다.




▶ 토익 시험의 점수 계산 방식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토익 점수는 절대 평가가 아닙니다. 토익은 총 200문항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 듣기영역 ( LC; Listening Comprehension ) 100문제와 읽기 영역( RC; Reading Comprehension ) 100문제로 이루어져 있고, 990점 만점입니다.

만약 A라는 응시자가 8월달에 20문제를 틀리고, 12월달에 10문제를 틀렸을 때, 두 시험의 점수가 같을까요? 절대평가의 시험이라면 같은게 정상이겠지요. 하지만 토익은 절대평가가 아닙니다. 이상한 공식으로 점수 계산 방식을 꼬고 꼬아서 알 수 없지만 같이 본 사람들의 성적이 하위권이 많다면 비교적 점수가 높아지는 편입니다.

다시 말해서 상대적으로 시험 성적이 낮은 사람들이 많이 응시를 하게 되면, 800점 이상의 고득점권에서는 몇 문제 틀려도 감점이 많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800점 이상의 고득점자가 몰리는 달이라면 하나를 틀려도 점수가 10점 넘게 깎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상대평가도 아닌것이 절대 평가도 아닌것이 이상하기만 하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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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박달 vs 쪽박달

토익 점수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소위 "대박달"은 위의 토익 점수 계산 방식에서 설명한바와 같이 점수대가 낮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달입니다. 흔히 12월 토익 시험이 성적이 잘 나온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취업 시장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인 700점 대를 노리는 공무원 준비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ㅏ

반면 취업 시즌을 준비해서 마지막 토익시험을 준비하는, 고득점자가 많이 몰리는 2월과 8월달은 대표적인 쪽발달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업 준비생들이 마지막으로 시험을 보기 때문이지요. ( 2월과 8월엔 시험이 2번입니다. 토요일 시험도 한번 더 보더군요 )

고득점 권의 응시자의 경우 같은 정답수에 대박달이냐 쪽박달이냐에 따라서 50점 이상 점수가 들락날락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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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익, 공인시험의 자격이 있는가?

이제 토익 시험은 상향 평준화가 되어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경상계열의 경우 800점, 이공계열의 경우 600점 정도가 대기업 커트라인으로 보고 있었는데요.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 경쟁이 가속화 되면서 기준이 높아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공계의 경우에도 토익 800점은 넘어야 하고, 인문계열 전공자라면 900은 넘어줘야 토익 점수를 이력서에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실제로 무역쪽이었나, 어느 회사는 커트라인이 920점인가 그런걸 본적도 있습니다. )

취업 준비생들의 평균 토익 성적을 보면 점점 상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토익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커뮤니티에서 들어보면,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잘보는 그룹들은 꾸준히 응시를 해서 성적이 상승하지만 하위권은 계속 유지되거나 상승폭이 미미하더군요. )

아무튼 개나소나 토익 점수 가지고 있는 마당에 과연 토익이 공인시험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토익 점수가 높다고 영어 잘 하는게 아니다" 라는 인식이 취업시장으로 점점 퍼져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박달과 쪽박달에 받을 수 있는 점수 차이가 50점 이상 나버린다면 이게 과연 공정하며, 응시자의 영어실력을 정확하게 점수로 나타낼 수 있는가도 다시한번 물어봐야 할 사항이 되겠지요.


토익의 대안?



▶ 대안은 없는가?

그렇다면 토익을 대체할 다른 시험은 없을까요? 현재로서는 서울대학교에서 주관하고 있는 TEPS( Test of English Proficiency developed by SNU ) 나 TOFLE( Test of english for Foreign Language )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토플은 비즈니스보다는 아카데미쪽에, 텝스는 너무 문제를 꼬아서 내며 타임어택이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기업체에서는 인재를 선발 할 때, 토익 점수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있고, 토익점수보다는 말하기 성적인 OPIc ( Oral Proficiency Interview - computer )이나 토익 스피킹 점수에 비중을 더 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 토익 점수는 그저 이력서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커트라인으로 보고 있지요. ( 대학원 입시에서는 토익은 시험 점수로 쳐주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대부분 텝스나 토플을 보더라구요. 저 역시 텝스때문에 고생 많이 했습니다 ㅜ )

공공기관에서는 토익보다는 텝스를 밀어주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아무래도 서울대학교라는 기관에서 주관하고 있고, 우리나라 토종 시험이니 외국 시험인 토익보다 외화 유출이라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고, 한국 학생의 상황을 잘 파악한다고 해야 할까요. 뭐 그런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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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토익 시험은 취업 준비생의 피할 수 없는 통과 의례가 되어 버렸고, 당분간은 토익시험 없이 자신있게 취업 시장에 뛰어들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 저도 토익 시험 봐야 하네요.. 950을 넘겠다는 당찬 목표가 있었지만 900을 넘는 점수부터는 하늘의 뜻을 따라야 하는것 같습니다 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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