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긋기] 디지털 시대의 컨텐츠 생산자


"20대가 가기 전에 책하나 내야지.." 라는 꼴 같지 않은 목표를 가지고 목표를 가지고 읽기 시작한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라는 책. 얼핏 봤을때, 책을 어떻게 내야하고 어떤 식으로 출판사와 컨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쓴 실용서인것 같다. 아직 처음 몇 페이지만 읽어 놓은 상태여서 "이런 책이다"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기에 말을 아끼겠다.

책을 쓴다는 것은 컨텐츠를 생산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컨텐츠 생산자"라는 것이 90년대까지만해도 어디서 교수직을 하시는 분이나 한자리 꿰차고 있는 유명하신 분들의 전유물이었다. 인터넷이나 웹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나오기 시작 할때까지만해도 컨텐츠는 한정적인 사람들만 생산해 내었고, 나머지 유저들은 그 컨텐츠를 생산해내는 소비자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Web 2.0의 가장 큰 특징인 프로슈머들의 등장으로 컨텐츠 생산자의 중심이 이동하였다. Web 2.0 이전의 컨텐츠 생산자가 소수이며 해당 분야의 권위적인 사람들, 오프라인에서 이미 잘 알려진 사람들이었다면, Web 2.0 이후의 컨텐츠 생산자들은 익명의 유저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초기 인터넷을 채우고 있던 컨텐츠들은 소수의 컨텐츠 생산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예를 들면, 사진의 경우 초창기 인터넷 환경에서는 사진작가나 사진에 대해 지식이 많은 소수의 유저에 의해서 생산되어지고, 유통이 되었다. 하지만 Web 2.0 시대로 넘어오면서 환경은 많이 변했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라는 SNS가 만든 혁명은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전 국민들을 사진작가로 만들었고, 인터넷은 컨텐츠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를 이어, 블로그라는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누구나 쉽게 글을 쓰고 게재 할 수 있게 되었으며 사진이나 동영상과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들과 쉽게 엮어 출판 할 수 있게 되었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라는 책에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컨텐츠 생산자에 대한 짤막한 언급이 나온다.



 책을 읽으며 놀고, 글 몇 개 쓰고 나누다 보니 몇몇 출판사 사람들과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바, 그들 역시 제대로 된 컨텐츠 크리에이터( Contents Creator )가 갈수록 절실하다고 하소연 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개인 공간을 통해 그와 비슷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한 적이 있다. "디지털 시대가 될수록 복사가 쉽기 때문에 원본을 만드는 사람들이 그만큼 희귀해진다"고.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상당히 멋진 조짐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中 48, 49 페이지-



그렇다. 인터넷 세상에 혁명을 가져왔던 Web 2.0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펌질의 자유화다. 누구나 쉽게 드래그를 해서 [Ctrl] + C, V 로 남의 것을 가져 갈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와서 글의 양은 늘어났지만 까고 보면 전부다 사본인 경우가 많아 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남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수시로 퍼가서 마치 자신이 발행한 글인것처럼 하는... 블로거가 있었다. 그 블로거는 심지어 해당 블로그 플랫폼으로부터 파워블로거라는 호칭까지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 ( 소문으로 들어서 정확한 블로그 주소와 닉네임은 기억하지 못 하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

이런 상황에서 웹 상에 올라와 있는 어떤 자료의 원본 저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아 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떤 컨텐츠가 올라오고 인기를 끌게 되면 그 컨텐츠는 말그대로 빛의 속도로 퍼지게 되고, 이는 결국 원본 저작자를 찾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컨텐츠 유통자들이 유능한 컨텐츠 생산자를 찾기가 힘들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소비자는 점점 더 소비자로 전락하고, 생산자는 점점 더 높은 순도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그만큼 전문가인 척 하는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니 위기임에 틀림없지만,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절호의 기회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나만의 첫 책쓰기> 中 48, 49 페이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경험상으로나 이론상으로나 잘 알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돈있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든 돈을 더 많이 벌고, 돈이 없는 사람은 갈 수록 가난해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여기서 돈을 컨텐츠로 치환해보면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컨텐츠를 많이 생산해 내는 사람은 갈 수록 참신한 컨텐츠를 많이 생산해내고, 컨텐츠를 소비만 하는 사람은 갈 수록 소비지향적으로 변화한다는 소리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데에 한가지 핑계거리가 생긴 셈이다. 왜 돈도 안되는 블로그를 운영하느냐고 묻는다면, 이 문구를 인용해야겠다. ( 사실 블로그 돈된다.. ;; )

ps. 음악이 흐르는 서재에서 작업 중이었던 글을 가져 왔습니다. 그러다보니 반말 형식이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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