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김상훈 지음


얼마전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었던 사건을 기억하실겁니다. 바로 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대신할 자리를 뽑는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비정치인인 안철수 교수님이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한 사건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안철수연구소'로 유명하신 분이었지만 국민들이 안철수 교수님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전에도 안철수 교수님이 걸어오신 길, 일구어 놓은 업적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는데, 이번 서울시장 사건을 계기로 '안철수'라는 인물에 대해 더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컴퓨터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을 읽게 되었습니다.




안철수라는 인물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우선 대한민국 최고 학교, 그것도 의대를 졸업하고 20대에 박사와 학과장이 되었습니다. 의사를 계속하고, 의대교수를 했다면 무난하게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순간 그 안정된 미래를 박차고 벤쳐기업을 세우게 됩니다. 바로 '안철수 바이러스 연구소'였죠.
 수 년동안 고생해서 회사가 안정화되었을 때, 갑자기 대표이사자리를 그만두고 경영학을 배우러 유학을 떠납니다. 안정된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내놓고 다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서 떠나버린 것이죠. 그 후 카이스트에서 공대생을 대상으로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됩니다. (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융기원 원장님으로 오셨죠. )

이렇게 안정적인 미래를 단호하게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는... 떠나서 성공하고마는 이미지가 안철수 교수님이었습니다. 《컴퓨터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에는 그런 안 교수님의 지난 날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안철수 교수님_08
안철수 교수님_08 by Jinho.Jung 저작자 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흔히 기업의 목적은 수익창출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돈을 버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죠. 안철수 교수님은 이 부분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기업의 존재이유를 수익창출에 둔다면,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어떤 나쁜짓을 하더라도 존재이유 자체가 수익창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으며,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리이죠.

안철수 교수님은 이에, '수익이란 목적이아니라 결과에 해당한다'라는 결론을 줍니다.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결과로 나오는 것이 수익이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기업이란 돈 버는 괴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안철수 교수님이 10년동안 안철수 연구소를 경영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세가지가 있습니다.

1. 한국에서도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워킹 모델'( working model )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2. 현재 한국의 경제 구조 하에서 정직하게 사업을 하더라도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3. 공익과 이윤추구가 서로 상반된 것이 아니라, 양립할 수 잇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기업가란 돈을 버는 사람, 회사를 세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업을 일으키는 사람, 일을 만들어서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에 공헌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제대로 된 기업, 사회와 공존하며 사회에 기여 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했던 것, 앞으로 벤쳐를 하고 싶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철수 교수님의 일생을 따라가보면 항상 최선을 다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의대라는 곳은 전국의 쟁쟁한 천재들이 모이는 곳인데, 그곳에 들어 갔다는 것은 안철수 교수님도 고등학교 시절에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을 말하죠. 또, 안철수 바이러스 연구소라는 벤처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그 자리를 박차고 늦으막한 나이에 유학을 떠나서도 성공적으로 공부를 마치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의 바닥에는 "기초를 튼튼히"라는 안철수 교수님의 철학이 담겨 있었습니다. 뿌리가 깊은 나무가 크게 자랄 수 있듯이, 기초를 탄탄히 해 놓으면 나중에 가서 공부에 탄력이 붙게 되고 이해도 쉽다는 것입니다.

기초를 무시 하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새삼스레 얻은 교훈이었습니다.






안철수 연구소 초창기, 대한민국에 제대로 된 백신 회사가 안철수 연구소 밖에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안철수 사장님에게 외국의 백신업체가 1000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회사를 넘기라고 제안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로 McAfee 라고 하는 백신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안철수 연구소를 인수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본문을 살짝 인용해보자면,

 무엇보다 금액이 파격적이었다. 1000만 달러면 당시 환율로는 한국 돈으로 약 100억원에 이르렀다. 안철수연구소의 10년 치 매출액과 맞 먹는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일반적으로 새로 창업한 기업이 5년을 버틸 확률은 10%에 가깝다. 10년을 버틴다면 그 확률은 1%로 줄어든다. 벤처기업의 생존 확률은 일반 기업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10년이 지난 뒤 안철수연구소가 살아남을 확률은 단 0.1%. 0.1%의 가능성을 위해 100억 원을 포기해야 할까.

지금도 벤처하기 힘든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벤처하다가 망할 가능성이 높은데, 100억이라면 평생 일 안하고도 놀고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돈이었다.

안철수 교수님은 그 상황에서 100억을 포기한다.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한 백신회사였으므로 100억원에 대한민국의 백신 시장을 넘길 수는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미래 사회는 정보화 사회이다. 사이버 전쟁이라는 것도 있고, 한 나라의 정보 보안 수준이 그 나라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에 백신 시장을 통째로 외국에 내준다는 것은 미래를 팔아버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안철수 교수님은 이렇듯 개인의 욕심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짓을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누가봐도 출마하면 서울시장이라는 자리가 보장되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국 출마를 안하게 되었죠.

권력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욕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안철수 교수님의 경우 제가 본 인물중에 가장 욕심이 없고, 깨끗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제 롤 모델을 안철수 교수님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 닮고 싶은 인물 1위 안철수 교수님의 이야기, 《컴퓨터의사 안철수 네 꿈에 미쳐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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