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
박경화 | 북센스 | 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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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한다. 참 재미있는 책 제목입니다. 흔히 고릴라라고 하면 아프리카 깊은 숲속에서 사는 근육질의 유인원을 상상합니다. 아프리카 구석에 살고 있는 고릴라가 전혀 관계 없을 것 같은 핸드폰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면서 물건들의 유통기한도 짧아지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4년 5년 사용했을 핸드폰도 기술의 발전으로 하룻밤만 지나면 새 제품이 나오고 어제 새것이였던 제품은 어느새 구식 모델이 되어버립니다. 2년 약정으로 스마트폰을 갈아타는 사람이 대다수가 되었고, 심지어 2년 약정으로 쓰다가 2년도 다 못 채우고 위약금내고 1년마다 갈아타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는 비단 핸드폰에만 국한된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기업들은 소비를 촉진시키기위해서 제품의 생명주기를 줄여 사람들이 자주 물건을 바꾸도록 유도합니다. ( 광고도 그렇고 신기술도 그렇고 점점 순환주기가 짧아지고 있지요. )


자 이제 고릴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손아귀에 쏙 들어오는 작은 전자제품 속에 아프리카의 눈물이 들어있습니다. 아프리카 중부에 위치한 콩고라는 나라에는 콜탄이 많이 생산됩니다. 콜탄은 정련하면 탄탈이라는 고온에서 잘 견디는 금속 분말이 나오는데, 이 탄탈이 핸드폰과 노트북, 광섬유 같은 것의 원료로 쓰이면서 값어치가 급상승하게 되었습니다. 


 콩고는 내전중입니다. 정부군인 후투족과 반정부군인 투치족이 서로 싸우고 있습니다. 전쟁을하려면 무기 조달을 위해 자금이 필요합니다. 때마침 콩고에는 콜탄이 풍부하다보니 이를 이용해서 무기를 사고 전쟁을 치루는 것입니다. 


콩고의 농민들은 돈 안되는 농업을 포기하고 모두 콜탄 채취에 열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물론 자본의 착취로 그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말그대로 '쥐꼬리' 만큼이지요. ) 이런 콜탄 채취는 콩고 동부의 세계 문화 유산인 '카우지-비에가 국립공원'을 파괴하기에 이릅니다. 콜탄을 채취하는 광부들은 나무를 베어 진흙에서 콜탄을 골라내는 도구를 만듭니다. 


콜탄 채취에 열을 올릴 수록 국립공원은 파헤쳐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국립공원이 지구상에 남아있는 고릴라의 마지막 서식지라고 합니다. 콜탄을 필요로하는 전세계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고릴라가 살 수 있는 공간을 마구 파헤치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은 환경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돈벌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은 고릴라 따위에는 안중이 없지요. 핸드폰을 자주바꾸고 신제품이 꾸준히 인기를 끌게되면 콜탄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게 되고, 곧 고릴라가 멸종되는 숨은 함수관계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위에는 이런 관계가 참 많이 있습니다. 다아이몬드가 생산되는 시에라리온에서는 끔찍한 일이 발생하고,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가 생산되는 나라에서 아동들이 노동 착취를 받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가 겉으로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이런 함수관계를 이해하고 나면 나의 편의를 위해 전세계의 고릴라가 없어지고, 지구가 병들게 되고, 지구 반대편의 가엾은 아이들이 노동착취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얼마전부터 공정무역 커피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도 지구를 생각하는 쪽으로, 무조건 경제적이고 값싼 것보다는 이 물건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내 손에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비 인류적이고 비 환경적인 행위는 없었는지를 파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미래는 스마트한 소비가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고, 시장 경제보다는 인륜 경제가 주요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나의 편의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학생 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고, 어른분들도 꼭 읽으셔서 자신의 소비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꼭 아셨으면 좋겠네요 ^^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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