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새긴 역사의 기억 몸에 새긴 역사의 기억
김동만 | 각 | 200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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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필요에 의해 왜곡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역사는 Fact로만 바라보는게 아니라 그 역사를 기록한 당시의 정세와 누가 기록했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특히 해방이후 혼란스러운 한반도 정세와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비극, 그리고 남한에 들어선 유신정권과 독재자들에 의해서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왜곡에 왜곡을 거듭하였습니다. 


제주 4.3 사건 역시 공산폭도들에 의한 반란과 그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러난 단순한 사건으로 치부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4.3 사건에서의 국군과 경찰의 잘 못이 인정되고 그에 따른 보상 정책이 4.3 특별법으로 만들어져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형식적이고, 외상을 입은 분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문제가 있습니다. 


《몸에 새긴 역사의 기억》은 4.3 사건을 겪은 생존자들의 증언과 함께 그 분들의 몸에 남아있는 4.3 사건의 상흔을 찍은 자료들을 모아 놓은 자료입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와 함께 사진을 보고 있으니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없는 일들이 4.3 당시에 저질러 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4.3 사건 생존자 분들이 얼마나 고통스럽게 살고 계신지 증언 하나를 인용해보겠습니다. 


"차라리 그때 목에 대고 쏘와 부러시믄 좋아실 걸..."


 1948년 12월 17일, 아라 마을을 토벌하기 위해 군인, 경찰들이 마을에 쳐들어와서 집집마다 불을 질렀습니다. 마울 사람들은 거의 모두 피난 가버리고 나 역시 겁에 질려 허둥지둥 도망가려고 하는 찰나에 군인이 쏜 총에 오른쪽 허벅지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군인들이 곧바로 달려 와서 내 밑도리를 다 벗긴 후에 총 맞은 걸 확인하고는, "죽으려면 오래 가서 고생헐 테니까 차라리 쏘와불라"고 누군가 명령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군인 한 사람이 내 목에 총을 겨누면서 '팡'하게 쏘은 것이 잘못 조준됐는지 얼굴 오른쪽 광대뼈 밑으로 관통해 버린 겁니다. '이렇게 한평생 고생하면서 살 줄 알았더라면 그때 차라리 그때 목에 대고 쏘아버리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105 페이지 -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통받고 계셨고, 이 책에 나오는 대부분의 피해자 분들이 그런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역사는 철저히 검증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잘 못 되고, 치욕적인 역사가 반복되지 않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시작으로 한국전쟁 및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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