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몰아친 정치 새바람, 유쾌한 정치인 정봉주


정치인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일까. 그 동안 정치인은 근엄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하며,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왠지 정치인이라고 하면 있어보이고 앞에 서면 작아지는 가까이 다가가기엔 좀 무서운 사람들이었다. ( 물론 뒤에서 정치인들은 도둑놈이라 욕하지만 어째튼 앞에 서면 작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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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정치/사회 > 정치/외교
지은이 정봉주 (왕의서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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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역사상 가장 경박한, 좋게 말하면 유쾌한 정치인이 나타났다. 비록 지금은 교도소에 수감되었지만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로 스타가 된 17대 국회의원 정봉주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 동안 정치권에서 보기 힘든 성격과 모습을 가지고 있는 정봉주에게 많은 사람이 열광을 하고 있다. 

정치인이라고 하면 근엄하고 분위기를 잡으며, 질문에 대해서는 어중간하고 틀에 박힌 대답이 나오기 마련인데, 정봉주의 경우 스스로 경박함을 내세우며, 명랑하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깔대기'라는 특수 능력을 이용해서 모든 것들을 자기 자랑으로 돌리기도 하면서 특이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달려라 정봉주》는 이런 정봉주의 이야기이다.



사실 정봉주 전의원은 나꼼수 열풍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이다. 나꼼수 초창기 1000명도 안 되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하 미권스)이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나꼼수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미권스를 알고 정봉주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으니 정치인의 신분으로 그가 얻어 간 것은 어마어마하다.

일부 보수 세력과 보수 언론에서는 이를 빌미로 정봉주와 나꼼수 깎아 내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나꼼수 열풍의 배경에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못 한 대한민국의 언론들, 특히 메이저 언론들에 대한 실망이 있다. 보수 언론이 그 동안 자행해 온 것들을 보면 알 수 있다. ( 게이트 키핑과 아젠다 세팅이 뭔지 참조하길 바란다 )



기존의 언론에서는 들을 수 없던 이야기들을 하는 나꼼수, 특히 MB 정부에 대한 내용을 여과 없이 전달해주는 나꼼수에의 열광은 결국 이런 기성 언론에 대한 반발로 생각 할 수 있는 것이다.

언론이 자본으로부터'독립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돈줄'이 끊긴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줄'이 끊긴다는 것은 생존 자체가 불확실해진다는 의미이다. 참 언론이 되겠다는 의지의 발현 이전에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한국 사회에서도 이런 공식은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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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언론과 자본은 독립적일 수 없다. 언론 역시 직원을 거느리고 있고, 직원들의 월급과 신문, 방송 제작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 최소한 먹고 살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는 소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구조상 대기업에게 안 좋게 보이면 광고가 끊기게 된다. 중소기업이 많아 허리가 튼튼한 경제구조라면 중립을 지킬 수 있지만 대기업이 광고를 끊을 경우 수입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된다.

나꼼수는 자본과의 독립성, 그리고 그들이 까발릴 것에 후원, 광고를 주는 기업에 피해를 입을 수 있기에 광고를 받지 않는다. 대신 책을 쓰고, 토크 콘서트를 유치해서 서버비를 마련한다. 물론 그들의 말과 토크에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 대놓고 진보 편향적인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 편향적인 이야기에 세상은 열광한다. 그 이유는 대부분 암묵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달려라 정봉주》는 나꼼수에서 하는 이야기를 정봉주의 목소리로 정리해 놓은 책이다. 자칫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정봉주의 유쾌하고 경박한(?) 목소리로 쉽게 풀어 쓰고 있다. 이 책은 나꼼수를 즐겨 듣고, 반 MB, 반 한나라당 적인 정치색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읽으면 재미있을, 자칭 보수, MB를 찬양하는 분들이 보면 정말 불쾌할 내용이다.

하지만 보수던 진보던 사서 읽던 빌려서 읽던 훔쳐 읽던 한번은 꼭 읽어 봤으면 좋을 법한 내용을 담고 있는 그런 책이다.
(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거 다 하면 책 한권은 나올꺼 같아서 급하게 줄입니다. 이것은 Book 깔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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